"제네시스도 모터스포츠? 해보자!" 현대차그룹, 단 사흘만에 초고속 결정

      2024.12.05 15:52   수정 : 2024.12.05 19:35기사원문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권준호 기자】"제네시스를 모터스포츠에 진출시킬 것을 최고경영층에 제안했고, 그로부터 주말을 포함해 단 사흘 만에 답신이 왔다. 결론은 '해보자'였다."(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 디자인 본부장(CDO)겸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사장이 4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아르마니 호텔에서 개최된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프리미어 행사'에서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진출을 선언했다.



■2026년 내구레이스 첫 출전
일명 '정의선 차'로 불리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오는 2026년 내구레이스 출전을 시작으로, 고성능 자동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모터스포츠팀은 현대차(WRC), 제네시스(마그마), 총 2개가 됐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럭셔리카인 '제네시스 마그마'를 기반으로 2026년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 2027년 웨더텍 스포츠카 챔피언십(WTSCC) 등 내구 레이스를 중심으로 모터스포츠에 참가할 계획이다.

제네시스는 이날 '제네시스 모터스포츠 프리미어'에서 GV80 쿠페 콘셉트, GV60 마그마 콘셉트, G80 EV 마그마 콘셉트를 일제히 전시했다. 제네시스는 고성능 기술력과 미학적 정체성을 결합한 'GMR-001하이퍼카'도 첫 선을 보였다. 최고 등급 하이퍼카 클래스 르망 데이토나 하이브리드(LMDh) 기반 시제품도 개발한다. 제네시스는 글로벌 레이스카 제조사 오레카와 협업해 시제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 "경주마도 필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모터스포츠 투자가 자동차 산업 저변 확대와 더불어 모빌리티 기술 개발에 원동력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날 동커볼케 사장은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진출을 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단 사흘이었다고 소개한 것도 정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층의 모터스포츠 진출에 대한 의지를 가늠케하는 일화다. 그는 이 속도를 '현대차만의 DNA'라고 일컬었다.

동커볼케 사장은 "우리는 현대차의 의사결정 속도를 '하이퍼 스피드'라고 부른다"며 "단지 용어가 아닌, 창조하고 혁신하며 탁월함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2016년을 기점으로 고성능 분야에서 내로라 하는 인사들을 속속 영입했다. 람보르기니의 전설적인 디자이너였던 루크 동커볼케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 외 포드 고성능 디비전 RS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타이론 존슨, 알파 로메오·람보르기니 등에서 디자인 개발을 주도해온 필리포 페리니 등이 고성능 개발 및 디자인 책임자로 영입됐다.
정 회장의 지원 속에 현대월드랠리팀은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월드랠리챔피언십에서 사상 처음으로 드라이버 부문 우승을 기록했다.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 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은 "제네시스의 모터스포츠 참여는 역사적인 순간이자 흥미로운 도전"이라며 "현대모터스포츠 다년간의 우승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동커볼케 사장을 비롯해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본부장 부사장,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 법인장, 재키 익스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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