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튄 '계엄령 불똥'...한미교류 행사 차질
2024.12.05 17:15
수정 : 2024.12.05 19: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재계 리더들의 워싱턴행이 무산되는 등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이 불과 한 달여 밖에 남지 않아, 대미 경제외교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는 10일 한국경제인협회와 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경제협력 행사인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가 열릴 예정이나, 이 행사와 함께 개최되는 네트워킹 일정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초 계획을 재조율 중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한미재계회의는 양국을 대표하는 민간 채널이다. 과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한미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역할을 하는 등 양국 정부 간 가교역할을 해왔다.
특히, 이번 총회는 '미국통'인 류진 한경협 회장의 취임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로, 재계 전반은 물론 한경협 내부에서도 각별히 신경써온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4대 그룹도 모두 참가, 이번 총회를 통해 '트럼프 리스크' 돌파를 위한 묘수 찾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미측의 아시아나 항공과 기업결합 승인을 앞두고 있는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을 비롯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의 해외대관 담당 최고위급 인사들도 총출동할 전망이다.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인맥을 보유한 류 회장을 중심으로, 이번 행사에서는 미국 싱크탱크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의 네트워킹 일정도 포함됐으나, 계엄선포 사태 이후 일부가 재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중국과 일본은 외교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아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가 있지만, 미국은 정치적 영향으로 교류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경우는 드문 편"이라면서 "미국 측에서 계엄령 사태에 대해 엄중히 보는 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윤진식 회장도 전날 오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계엄사태 미치는 경제 및 수출 영향을 집중 점검하고, 오는 9일로 예정됐던 방미 일정을 잠정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윤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앞서서, 미국의 산업, 무역, 통상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윤 회장 방문 기간 무협과 미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 간 개최하기로 한 한미경제협력 세미나 역시 내년으로 연기했다. 무협 관계자는 "환율과 금리 등 대외 변수가 출렁이는 민감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 점검과 기업 지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조은효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