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매파' 또다시 소환… 더 센 무역전쟁 맡긴다

      2024.12.05 18:49   수정 : 2024.12.05 18:49기사원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201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주도했던 강성 보호무역 측근을 2기 정부 무역 고문으로 다시 임용했다. 그는 1기 경제 책사를 재임용하면서 1기에 했던 것처럼, 중국 등을 겨냥한 무역전쟁을 재개한다고 암시했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대통령 무역 및 제조업 정책 고문으로 피터 나바로를 지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나의 1기 정부에서 '미국 제품을 구매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2가지 신성한 원칙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피터 나바로보다 더 효과적이거나 끈질긴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바로는 내가 북미 FTA와 한미 FTA 같은 불공정한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모든 관세 및 무역 관련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나바로의 임무가 "제조업과 관세, 무역 의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대학(UC)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경제학을 가르친 교수 출신이다. 그는 강경한 보호무역 정책과 중국 견제론으로 트럼프의 이목을 끌었으며, 미국 경제학자 가운데 유일하게 트럼프 1기 정부에 합류하여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및 무역전쟁을 설계했다. 나바로는 트럼프 1기 정부 출범과 동시에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맡았지만 2017년 4월에 NTC 해체 이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산하 무역·제조업정책국(OTMP) 수장에 임명되었다.

트럼프와 무역전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중국은 나바로를 트럼프 1기 정부가 끝난 지난 2021년에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고 미중 관계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제재 명단에 올렸다. 그는 미국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실시된 1·6 의사당 폭동 사태 특위의 소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의회모독죄로 4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 나바로는 지난 7월 석방되자마자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트럼프 지지 연설을 했다.

트럼프는 나바로 지명 당일 트루스소셜에 무더기로 글을 올려 아직 채우지 못했던 여러 공직에 후보를 지명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위원장으로 폴 앳킨스를 지명했다.
2002~2008년에 SEC 위원으로 재직했던 앳킨스는 대표적인 규제 완화론자로 알려졌으며 특히 가상자산에 우호적이다. 그는 2007년 발언에서 "규제가 투자자들을 시장에서 몰아내거나, 말도 안 되는 규정들이 그들의 투자 수익을 없애버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는 이외에도 미국 육군 장관에 부통령 당선인 JD 밴스의 선임 고문인 대니얼 드리스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수장으로 첫 민간인 우주 유영을 마친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 등을 지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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