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물류·정책 다 멈췄다... 대한민국 경제 '시계제로'
2024.12.05 19:07
수정 : 2024.12.05 20:58기사원문
5일 산업 및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및 오후 근무조가 매일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지침에 따른 것이다.
기아 노조도 확대간부가 이틀간 2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확대간부 대상이라 기아는 당장은 생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 노조와 교대로 파업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충격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 기여도가 높은 한국GM 노조도 현대차와 동일하게 매일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을 이틀간 진행한다. 연말 증산 체제에 돌입하려 했던 국내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부품 협력사들의 피해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화물운송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화물연대도 파업 동참을 경고하고 나선 상황이다. 화물연대의 상급 단체인 공공운수노조와 수도권 교통을 책임지는 서울교통노조의 파업도 예고돼 교통·물류대란에 대한 우려카 커지고 있다. 화물열차 운행 중단이 장가화되면 건설현장에서 자재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철도 파업에 대비해 화물 운송을 도로 화물차로 전환하는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며 "철도 화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시멘트도 전용 트레일러를 이용해 운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레미콘이나 자재 운송에 차질이 생겨 공기 지연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면서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공기 지연 등에 따른 추가적인 부담까지 떠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탄핵 정국으로 정부의 경제정책 동력마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경제 컨트롤 타워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 전원이 사의를 표하면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들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표 수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당장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들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신정부 출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국 혼돈이 장기화되면 수출 부진과 내수 위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소라 산업연구원(KIET) 부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우리나라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한국경제조차 불확실성이 커지게 되면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블로 커진다는 의미"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은 앞으로 우리 경제에 안 좋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연지안 최종근 김동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