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엔비디아' 맞춤 첨단 패키징 캐파도 늘려…삼성과 격차는 더 확장

      2024.12.08 14:41   수정 : 2024.12.08 14: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1위 기업인 'TSMC 쏠림 현상'이 견고해지고 있다. 첨단 패키징 공정 기술을 발 빠르게 도입해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주요 고객사의 수요에 적극 대처하면서다. 한편 TSMC 대항마로 꼽혔던 삼성전자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다가 중국 파운드리 기업이 무섭게 추격을 따라 붙으며 1위를 제외한 파운드리 시장 순위 변동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따른다.



8일 증권가 및 외신 등에 따르면 TSMC 첨단 패키징 공정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캐파(생산량)는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준 올해 말 월 4만 장, 내년 말 7만8000장 수준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는 올해와 내년 각각 기존 전망치인 3만5000장, 7만 장 대비 높아진 수치다.


TSMC의 CoWos 패키징 라인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브로드컴 등 AI 가속기용 GPU를 만드는 회사들의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내년 하반기부터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아키텍처 블랙웰의 'B300' 시리즈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 TSMC는 고객 맞춤형으로 고도화된 공정 도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실제 B300 공정 생산에는 더 복잡한 패키징 공정인 CoWoS-L이 필요하다. CoWoS-L은 재배선층(RDL)을 기반으로 로컬 실리콘 인터포저(반도체 칩과 기판 사이를 중재하는 부품)를 연결 단자로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등 보다 정교한 패키징 공정을 요구한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차세대 패키징 방식으로 불린다. 내년부터는 블랙웰 수요에 맞춰, TSMC의 CoWoS 캐파 중 CoWoS-L이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CoWoS-S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고객사가 TSMC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파운드리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아이큐브(I-Cube)라는 이름의 첨단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지만, 애초에 고객사 확보 자체에 난항을 겪으며 주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기반으로 (주요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로부터 수주를 받으려고 하지만 수율(양품 비율) 등이 안 좋아 당초 계획대로 움직이지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다른 파운드리사들과도 반대로 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4분기 세계 상위 10대 파운드리의 총 매출은 전분기 대비 9.1% 증가한 349억 달러다. 이중 TSMC의 3·4분기 매출은 235억27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13.0% 증가하며 1위 자리를 굳혔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2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매출은 전분기 대비 12.4%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2분기 11.5%에서 3분기 9.3%로 떨어졌다.

그에 반해 중국 파운드리사들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추격의 불을 당기고 있다. 중국 SMIC는 올해 3·4분기 제품 믹스 최적화와 12인치 용량의 추가 출시로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6.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3위를 기록했다.
매출은 21억7100만달러로 20억달러를 넘어섰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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