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희망 안겨주는 해남 땅끝의 매력은 뭘까?
2024.12.07 13:01
수정 : 2024.12.07 13: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해남=황태종 기자】연말연시를 맞아 한 해의 걱정과 근심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전남 해남 땅끝의 매력은 뭘까?
7일 해남군에 따르면 해남 땅끝은 한반도의 남쪽 끄트머리이자 유라시아 대륙의 시작점으로,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 망망대해 바다에 맞서 또 다른 희망을 담아 가는 곳이다. 땅끝 여행에서 현재의 '나'를 비우고 미래의 '나'를 찾기에 그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땅끝마을에는 오랜 명성의 관광 명소답게 둘러볼 데도 많다
먼저, 땅끝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사자봉 정상에는 횃불 모양의 '땅끝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땅끝전망대'에서는 북으로 달마산에 이어지는 첩첩산중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으로는 흰 물살을 가로지르며 노화도와 보길도를 오가는 여객선, 드넓게 펼쳐진 양식장 사이를 오가는 어선들의 행렬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또 멀리 남으로는 흑일도, 백일도, 노화도, 보길도 등 아련한 서해의 섬과 다도해가 보석같이 반짝인다. 날씨가 좋은 날은 제주도까지 볼 수 있어 이곳이 진정 땅끝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해 질 무렵 낙조는 땅끝의 신비감을 한층 더해준다.
높이 400여m의 사자봉 전망대까지는 바다의 경치를 감상하며 천천히 올라갈 수 있는 모노레일이 운행되고 있어 땅끝마을의 또 다른 명물이 되고 있다.
전망대에서 아래쪽으로 500여m를 내려오면 우리나라의 땅끝 지점을 가리키는 '땅끝탑'이 서있다. '땅끝탑'은 북위 34도 17분 38초, 한반도의 땅끝 지점에 우뚝 솟은 세모꼴의 기념탑으로, 이곳에서 비로소 육지가 시작된다.
'땅끝탑'에는 손광은 시인이 쓴 시가 씌어 있는데, "이곳은 우리나라 맨끝 땅/ 갈두리 사자봉 땅끝에 서서 / 길손이여 / 토말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 / 중략.../ 백두에서 토말까지 손을 흔들게 / 수천년 지켜온 땅 끝에 서서 / 수만년 지켜갈 땅 끝에 서서 / 꽃밭에 바람일 듯 손을 흔들게 / 마음에 묻힌 생각 / 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게"라는 웅장한 시구로 '땅끝탑'의 위용과 함께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과 기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국토순례를 시작하기도 하고, 마치기도 하는 이들이 '땅끝탑'을 기점과 종점으로 삼는 이유이다. 최근 조성된 '코리아 둘레길'의 '서해랑길'이 시작되고, '남파랑길'이 끝나는 지점 또한 '땅끝탑'이다.
최근 '땅끝탑' 주변은 '땅끝스카이워크'가 조성돼 젊은 감성 맞춤형 관광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높이 9m, 길이 18m의 '땅끝스카이워크'는 '땅끝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기'를 주제로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을 의미하는 알파와 오메가의 기호를 디자인 컨셉트로 제작됐다.
'스카이워크'에 올라서면 육지 방향으로는 '땅끝탑'과 '포토존'이 서있고, 해안 방향은 아름다운 땅끝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바닥의 일부를 투명한 강화유리로 제작해 땅끝바다 위를 직접 걸어보는 스릴을 맛볼 수 있다.
땅끝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명소로 '세계땅끝공원'도 있다. 한반도의 땅끝마을에서 세계 6대륙의 땅끝을 한번에 만나는 이색 장소다.
'땅끝전망대'를 올라가는 모노레일 인근에 조성된 1만3000㎡ 규모의 공원에는 세계 대륙의 땅끝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6대륙을 상징하는 정원이 산책로를 따라 펼쳐져 있다.
6대륙의 땅끝은 '해남군 땅끝마을의 땅끝탑'을 비롯해 '포르투갈 호카곳'을 비롯해 '아프리카 테이블마운틴', '멕시코 엘아르코데카보산', '아르헨티나 에클레어 등대', '호주 오페라하우스'다.
실제를 축소한 크기의 조형물과 함께 6대륙 땅끝의 의미가 담긴 안내판, 대륙별 민속음악이 흘러나오게 동선을 구성했다. 특히 땅끝관광지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위치에 이국적인 조경이 어우러져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땅끝마을에 갔다면 반드시 들러보아야 할 곳으로 '땅끝해양자연사박물관'도 있다. 마도로스로 전 세계를 항해하던 임양수 관장이 40여년간 직접 수집한 1만5000여종, 5만6000여점의 해양자원을 전시하고 있다.
국내 해양 계통 박물관 중 최대 규모로, 폐교를 개조해 전시관을 운영해 오던 것을 지난 2019년 현재 땅끝마을로 위치를 옮겨 문을 열었다. 상어의 입을 통과하는 출입문과 문어가 건물 옥상을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는 건물의 외관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4가지 테마로 구성된 전시관 4곳은 화석류와 어류, 상어류, 갑각류, 육지 생물 표본, 남극 생물 표본 등 어디서도 만나기 어려운 실물 표본 전시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우선 '시작海'’의 1전시관에는 바다의 생성과 바다 생물의 다양성, 미래 생명의 보고의 바다를 표현했다. '대단海'의 2전시관은 전국 최대 규모의 길이 25m, 무게 3t의 대왕고래뼈가 시선을 압도한다. '다양海'의 3전시관은 상어류와 패류로 구성돼 있고, '소중海'의 4전시관은 해양 육지 생물과 펭귄이 전시돼 있다. 가족단위 관람객을 비롯한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거리도 갖추고 있다.
특히 땅끝마을은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매년 12월 31일부터 1월 1일에 걸쳐 해넘이 해맞이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올해 해넘이·해맞이 축제에서는 12월 31일 허각, 딕펑스, 박강수 등이 출연하는 땅끝 음악회 등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돼 있으며, 새해맞이 카운트다운과 함께 대규모 불꽃쇼가 땅끝을 환하게 밝힌다.
2025년 1월 1일에는 새해의 행운을 부르는 대북 및 퓨전 국악 공연, 소원지를 묶은 띠배 띄우기 등이 마련돼 해맞이를 위해 땅끝을 찾은 이들을 즐겁게 할 예정이다.
해남군은 12월 31일 '땅끝탑' 방문객을 대상으로 새해 행운을 빌어주는 한정판 기념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땅끝 청년들이 운영하는 '땅끝 포차'와 '2500원 떡국' 운영으로 땅끝을 찾은 관광객들과 따뜻한 정도 나눈다. 땅끝관광지 스탬프 랠리, 타로 운세 체험, 희망의 촛불 만들기, 해양자연사 박물관 야간 무료 개방,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12월 31일 오후에는 화원 오시아노 관광단지의 낙조를 배경으로 기원제, 축하공연, 불꽃쇼 등 해넘이 축제가 펼쳐지며, 1월 1일 새벽 북일 오소재 공원에서는 해맞이 기원제, 공연, 가래떡 인정 나눔 등의 행사가 열린다.
한편 2024년의 마지막 일몰은 12월 31일 오후 5시 34분이며, 2025년 첫 일출은 1월 1일 오전 7시 41분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