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불발…관심 檢·警·공수처 '내란죄' 수사로
2024.12.08 05:01
수정 : 2024.12.08 10:24기사원문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시선은 다시 윤 대통령의 내란죄에 대한 수사로 모인다.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꾸린 검찰은 탄핵안과 상관없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를 개시해 본격적으로 수사 주도권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경찰도 윤 대통령의 내란, 반란, 직권남용 혐의 4개 사건을 안보수사단에 배당하고 120여 명의 전담수사팀을 투입했다.
공수처도 윤 대통령과 경찰 고위 간부들의 사건을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에 순차적으로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계엄→수사 배당→김용현 출국 금지 조치→특수본 수사 개시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특수본은 이날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등 각자 사무실로 출근해 수사 업무를 개시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와 상관없이 사건에 대한 수사 계획과 함께 현재까지 나온 관계자들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기록 검토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12·3 비상계엄 하루 뒤인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내란죄·직권남용 혐의 고발장을 접수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찬규)에 배당했다. 김 전 장관에 대해서는 긴급 출국금지 조치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지난 5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직접 수사하라고 지시했고 대검은 이튿날 박세현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수본을 설치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 1기 특수본 이후 8년 만이다.
특수본은 오는 9일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될 예정으로 검사 20명에 수사관 30여 명, 군검사 5명 등 군검찰 인력 총 12명 등 총 60여 명 규모다.
특수본은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과 이찬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 최순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최재순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등 부장 3명, 대검과 중앙지검 소속 부부장, 평검사 15명 등으로 구성됐다.
직권남용 혐의로 김용현 등 강제수사 가능성→윤 대통령 추후 예상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내란죄는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직권남용 혐의는 수사가 가능하다.
검찰은 법리적 검토를 거쳐 윤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에 내란죄가 연루된 만큼 수사 개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헌법상 대통령은 내란과 외환의 죄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소추를 받을 수 없어 향후 수사 방향을 두고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검찰은 우선 출국금지 조치한 김 전 장관 등 사건 핵심 관계자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강제수사 착수 가능성도 점쳐진다.
검찰 관계자는 "내란죄의 경우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직권남용부터 들여다볼 것"이라며 "김 전 장관 등 군 관계자가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변호사 또한 "대통령에 대한 수사보다 김 전 장관, 군 관계자, 경찰 쪽에 대한 수사가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통령 구속 수사? "소추보다 심각, 현실적으로 무리"
법조계에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학계, 시민사회단체들의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 주장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탄핵과 별개로 구속 수사는 쉬운 게 아니다.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며 "다만 김 전 장관, 경찰 고위 관계자 등은 추후 수사에 따라 가능하다"고 했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 이후 수사가 이뤄진 것이고 재직 중에는 형사불소추 특권을 인정하는 헌법 84조와도 맞지 않는다"며 "구속수사를 한다는 것은 탄핵 소추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무리한 주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