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진 등 국정안정 방안, 여야정 함께 모색해야

      2024.12.08 18:48   수정 : 2024.12.08 19:28기사원문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탄핵정국 돌입으로 대한민국이 대혼돈의 블랙홀에 빨려들고 있다. 당장 국정공백이 큰 문제다. 대외 신인도 추락과 국내 경제 리스크 고조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현재의 정국 상황을 조속히 수습하고 국정공백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담화문을 통해 밝힌 방안의 핵심 기조는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퇴진'이다.
한 총리와 한 대표가 내놓은 전제는 일단 대통령이 외교를 포함한 국정에 관여하지 않게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마비 상태에 빠진 국정 동력이 최소한 수준으로라도 돌아갈 수 있게 심폐소생에 나서자는 것이다. 아울러 바닥에 떨어진 국격을 바로 세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동시에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일련의 정국 수습책은 대통령 퇴진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한 대표와 한 총리가 밝힌 '질서 있는 대통령 퇴진'을 골자로 한 정국 수습안은 그나마 차선책으로 수용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갑작스러운 충격을 단숨에 원상복구할 수 있다면 좋지만 현재 정국 상황은 꼬일 대로 꼬여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질서 있는 퇴진이 제대로 작동하리란 보장도 없다. 민주당은 대통령 직무정지만이 유일하게 헌법에 정해진 절차라는 점을 내세워 질서 있는 조기퇴진은 위헌이자 내란 지속행위라는 입장이다.

이에 한 대표와 한 총리가 정국 수습의 구원투수로 나서려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 첫번째가 바로 헌법의 절차에 따르는 정국 수습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한·한 투톱 체제에 대한 논란은 헌법이 정하는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서다. 한 총리가 국정운영의 중심이 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는 점이다. 공무원 임면권이나 외교권뿐만 아니라 군 통수권 행사 자체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한 대표 역시 여당의 원외 당대표로서 헌법적·법률적 권한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담화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질서 있는 조기퇴진' 방안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선 한시적이고 단기적이어야 한다. 아울러 그 실행방식이 구체적이고 효과적이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을 신속하게 공개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국가가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예산안 통과를 이뤄내야 한다. 탄핵정국에 이어 국가의 존폐를 좌우하는 핵심 트리거는 준예산 정국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만약 헌정 사상 초유의 준예산이 편성되면 공무원 인건비, 국고채 이자, 국민연금, 아동수당, 생계급여 등 기본적인 예산 집행만 가능하게 된다. 올해가 아니라 내년도 국정운영 자체가 재정정책의 붕괴로 무중력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은 모든 문제를 탄핵이라는 주사 한방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 추진은 현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갈증이 난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벌어질 시행착오는 예기치 못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키울 수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처럼 여야 회담을 넘어 여야정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국정안정 방안을 도출하는 게 좋은 방법일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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