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강풍에 수색 '발목'...결국 양포항으로 예인 결정(종합2)

      2024.12.09 15:51   수정 : 2024.12.09 15:5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선원 등 8명이 탄 어선이 9일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모래 운반선과 충돌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 3명과 외국인 4명이 숨졌고, 인도네시아인 선원 1명이 실종됐다.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43분께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29t급 어선 금광호(감포 선적)와 456t급 모래 운반선 태천2호(울산 선적)가 충돌했다.

충돌 직후 금광호가 전복됐고, 출동한 해경이 선내 수색을 벌여 선원 8명 중 7명을 찾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모두 숨졌다.

해경은 신고를 접수한 직후인 오전 5시 46분께 함정 3척을 현장에 파견했고,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해군 1함대와 해양수산부 동해어업관리단에 지원을 요청했다.
해경 소속 감포파출소도 인근 어선 3척에 사고 현장 구조 협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오전 6시 11분께 뒤집힌 선체를 두드리는 타격 신호에 대한 생존 반응을 확인했으나, 오전 6시 49분께 조타실에서 한국인 선장 A씨를 시작으로 오전 9시 16분까지 선실 입구, 선미 취수장, 기관실 등에서 기관장과 선원 등을 차례로 발견했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2명은 조타실, 1명은 기관실, 4명은 선실에서 각각 발견됐다. 실종된 인도네시아인 선원 1명도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포항해경은 지역구조본부를 설치하고 해군, 해양수산부, 소방, 민간구조대와 협력해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에는 해경 경비정 15정과 소방 인력 37명, 소방 장비 12대, 헬기 6대가 동원됐다.

해경은 그동안 10여 회에 걸쳐 수중수색을 했으나 그물과 어구, 좁은 구조물로 인해 선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초속 6∼8m의 바람과 1∼1.5m의 파도로 인해 수색에 난항을 겪자, 금광호를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항으로 예인해 정밀 수색하기로 했다.

해경은 애초 감포항으로 예인할 계획이었으나 수심이 얕아 사고 현장 북쪽에 있는 양포항으로 예인 방향을 변경했다. 전복된 선박은 이탈방지망으로 둘러싼 채 오후 10시께 양포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금광호는 저인망 어선으로 지난 8일 오후 4시 16분께 감포항에서 가자미 등을 조업하기 위해 출항했다가 귀항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모래 운반선은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현장에 상황관리반을 파견해 구조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도는 현장 통제본부를 설치해 인명 구조와 유가족 지원에도 나섰다.
해경은 구조와 수색작업을 마친 뒤 모래 운반선 선장 등을 불러 항적을 확인하는 등 졸음 운항 여부를 포함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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