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부진에 계엄 폭탄까지 맞은 삼성전자… 외인 투매행렬
2024.12.09 18:13
수정 : 2024.12.09 18:13기사원문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007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삼성전자는 764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가속화된 시점인 지난 8월 1일부터다. 현재까지 총 순매도 대금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20조2669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도 자금의 상당부분이 삼성전자에 쏠려있다. 지난 8월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주식 19조8022억원어치를 팔았다. 코스피 전체 순매도 대금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51.13%로 5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7월 11일 연중 고점(8만8800원) 대비 무려 약 40% 떨어졌다. 지난달 14일 5만원선마저 깨진 후 저평가 매력에 일시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5만3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신흥국 펀드에서 한국의 비중은 8.1%로 201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2018년 이후 한국의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21년 3월의 10.2%이다. 2020년 이후 중국이 미·중 갈등과 경제 성장률 둔화 등으로 신흥국 주식 펀드 안에서 영향력이 줄어든 대신 인도와 대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인도는 중국의 대체 투자처로 부상했고, 대만은 TSMC의 성장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유안타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외국인은 최근 4개월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전 8개월간 순매수 규모의 44.8%를 내다 팔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국가별 지분 현황을 보면 상대적으로 영국과 노르웨이 등의 지분 증가율이 크다"며 "국부펀드 영향력이 큰 노르웨이보다는 단기 투자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국계 자금이 향후 삼성전자 수급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추가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어서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과거에도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 발생시 3~6개월간은 사태가 지속됐다"라며 "금융시장 및 원·달러 변동성은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정치적 리스크가 더 부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