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예산 '500억' 복원될까...탄핵정국 속 좌초 우려
2024.12.10 12:31
수정 : 2024.12.10 12:3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왕고래' 첫 시추탐사의 운명을 가를 국회 예산안 처리 본회의가 10일 열린다. 지난 9일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부산 남외항에 입항했지만 사업은 불확실하다. 비상계엄 여파에 정치권이 탄핵정국에 돌입하면서 예산안 관련 논의는 흐지부지된데다 민주당은 여전히 감액 예산안에 대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대왕고래' 시추 예산의 부활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10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다.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4조8000억 원을 삭감한 감액 예산안을 이날 강행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당장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 505억 원의 부활 가능성도 희박하다.
정부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첫 시추작업 관련 예산 505억5700만 원을 편성, 국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기존 정부안 505억 원에서 497억2000만 원(98%)을 삭감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통과시킨 예산은 8억 3700만 원에 불과하다.
지난 2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까지 여·야·정이 예산안 관련 합의를 해달라며 직권으로 본회의 상정까지 미루면서 시간을 줬지만, 바로 다음 날 터진 비상계엄 사태에 예산안 관련 논의는 전면 중단됐다.
민주당은 아예 '대통령 탄핵' 없이는 예산안 협의도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박정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 없이 예산안 협의는 없다"며 "정부와 국민의힘이 이에 동조하지 않는다면 10일 본회의에서 감액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했다.
결국 예산 확보에 실패한다면 석유공사가 정부 지원 없이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사업비를 전액 조달해야 하지만, 부채가 20조원에 이르는 등 재무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외 투자유치를 전제한 2차 이후 탐사시추 역시 정부 지분 확보를 위해선 탄핵 정국 격랑에 휩싸이며, 이에 필요한 해외투자 유치나 국회와의 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질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만약 불발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