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두 차례 통화" 실토한 특전사령관...주요 지시는 국방부 장관·방첩사령관
2024.12.10 16:47
수정 : 2024.12.10 17:2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10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두 차례 통화했다면서도 구체적인 통화 내용에 대한 답변은 거부했다. 이는 곽 전 사령관이 "대통령과는 한 번 통화했다"고 증언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날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지휘관들은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정치인 체포 등의 주요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곽 사령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현안질의에 출석해 "대통령과 한 차례가 아니라 두 차례 통화한 것 아니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추궁에 "두 차례 통화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두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해선 수 차례 질문에도 "말씀드리기 제한된다"며 입을 닫았다.
앞서 곽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때 윤 대통령과 한 차례 통화했으며, 특전사 병력 위치를 물어 국회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곽 사령관이 말을 바꾼데다가 두 번째 통화 내용에 대해 답변을 거부한 만큼, 해당 내용이 공개된다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곽 사령관은 검찰 수사가 윤 대통령이 아니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술했다. 조국혁신당 소속 조국 의원은 "어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소속 검사가 내란 음모 및 실행(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이 아니라 김용현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처럼 질문하지 않았냐"고 질문하자 곽 사령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조 의원이 "(검찰이) 김 전 장관이 (내란) 중심이고 윤 대통령은 부차적인 것처럼 질문한 것이 맞느냐"고 재차 질의하자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수본은 전날 곽 사령관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바 있다. 해당 의혹에 검찰 특수본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며 "어제 곽종근 사령관에 대한 조사 당시 이 사건 피의자들의 주요 혐의 내용은 충분히 조사됐고, 향후 관련 서류는 증거 자료로 공개된 법정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과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주요 지시를 내렸다는 증언들이 다수 나왔다. 곽 사령관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150명 넘으면 안된다는 지시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전투통제실에서 비화폰을 받으면서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인원이 100∼150명 넘으면 안 된다는 그런 내용들이 위(국방장관)로부터 지시가 내려온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계엄군 파견과 관련해 정성우 국군방첩사령부 1처장은 "선관위 서버를 복사하고 통째로 들고 나가라는 지시는 누가 내린 것인가"라는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제게 구두로 지시했다"고 답했다. 선관위에 병력 파견을 지시한 것은 김 전 장관으로 지목됐다.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서 대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해 선관위에 영관급 요원 10명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또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은 계엄 당시 정치인 등 주요 인사에 대해 여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구금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답했다. 앞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비상계엄 발령 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방첩사를 도와 주요 정치인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고 여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의 명단을 공유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