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證 국내서 번 돈 재투자 대신 본사에 고배당

      2024.12.10 18:36   수정 : 2024.12.10 18:36기사원문
외국계 주요 증권사들이 올들어서만 해외 본사에 배당한 자금이 2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30%이상 급증한 금액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지점을 보유한 메릴린치, 크레디트스위스, 크레디아그리콜아시아, 제이피모간, 아이엔지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 중 5곳이 올들어 11월까지 해외 본점으로 송금한 이익잉여금은 22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674억원)보다 34.2% 늘어난 규모다. 자체적으로 배당률을 대폭 높여 최대주주인 본사에 배당하는 방식이다.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의 경우 지난달 27일 이익잉여금 중 400억원을 본점(메릴린치 인터내셔널, LCC)으로 송금했다. 이는 올해 3·4분기까지의 누적순이익(630억6547만원)의 약 63.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외국계 은행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씨티은행은 이러한 방식으로 4000억원의 대규모 중간 현금배당을 진행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2484억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금융사 지점은 본사가 지분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주주총회를 통해 배당 성향을 높게 설정할 수 있다.

외국계 금융사들이 국내 금융·통신 인프라를 활용하는데다 기업공개, 인수합병, 외화채 발행 주관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재투자보다 본사 고배당에 나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다. 국내 상법이 적용되지 않아 배당가능이익 한도 등을 규제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 지사 수익의 본국 송금 규제는 글로벌 기준으로 거의 없어, 규제에는 한게가 있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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