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지킨 신용 ‘흔들’… 최상목 "3대 신평사와 컨퍼런스콜"

      2024.12.10 18:41   수정 : 2024.12.10 18:41기사원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3대 (국제)신용평가사와 컨퍼런스콜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F4 회의는 비상계엄이 발동된 지난 3일 밤 긴급 개최 후 시장심리 안정을 위해 4일, 5일, 6일, 8일, 9일에 이어 이날까지 일곱번째 열렸다.

최 부총리는 회의 때마다 대외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혀 왔지만 이날 시간·공간 제약 없이 빠르게 한국 경제상황을 전달할 수 있는 컨퍼런스콜(전화회의) 카드를 꺼낸 것이다.

10년 이상 지켜온 국가신용등급이 정치불안으로 흔들릴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신용평가사에 한국의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 설명, 시장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날 F4 회의 후 나온 대응방안도 대외신인도 악화 최소화에 맞춰져 있다. 주한중국대사 면담, 국제 외국계 은행 간담회, 글로벌 애널리스트 간담회 등을 기재부·한은·금감원이 추진한다.

■韓 신용 우려↑…정부 "적극 대응"

기재부는 최근 비상계엄 사태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무디스에 최 부총리 명의의 서한을 발송했다. 컨퍼런스콜 추진은 정부가 한층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국가신용등급은 정부·기업 외화조달 비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등급 하락은 이자비용 증대로 돌아오고 환율, 물가도 영향권이다. 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받게 된다. 국내 주요 기업도 마찬가지다.

실제 국제신용평가사들의 '경고성'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피치는 지난 9일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0%로 낮추면서 "계엄 선포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국가 신뢰도에 잠재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도 지난 6일 보고서에서 "정치적 긴장이 고조돼 조업 중단 등 경제활동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2015년 12월 Aa3에서 Aa2로 높인 뒤 10년 가까이 이를 유지하고 있다. 피치는 2012년 9월 국가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AA-, 안정적', S&P는 2016년 8월 'AA, 안정적'으로 부여한 후 이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대외금융자산 공개…시장심리 반전 모색

F4 회의 후 정부 당국은 "(한국은) 세계 9위 수준인 4154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지난 9월 말 기준 9778억달러의 순대외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시장 대응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경제의 펀더멘털과 대외자산 등을 감안할 때 대외건전성 우려는 과도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선 이날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여야 합의 없이 감액된 2025년 예산안에 대한 신평사 평가가 주목된다.

재정당국인 기재부는 그동안 감액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대내외 악재에 대응할 여력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우리 재정운용 역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최 부총리는 "대내외 악재에 대응할 여력이 줄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우리 재정운용 역량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국가 신인도가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산 등 정책결정 과정의 불확실성을 국가신용 평가 때 문제 삼을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일단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탄핵정국 속에서도 예산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인도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산안 처리 방식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가산금리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매일 변화를 알 수 있는 CDS 프리미엄과 외평채 가산금리는 국가 신용도와 경제 안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당장 큰 변화는 없지만 점진적으로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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