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예산' 최악은 피했다… 금융시장 일단 진정

      2024.12.10 18:48   수정 : 2024.12.10 21:20기사원문
국회가 10일 673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처리했다. 정부가 제출한 677조4000억원 규모에서 4조1000억원이 삭감됐다.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이 증액 없이 감액 예산안으로 야당 단독 수정을 거쳐 국회를 통과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2025년도 예산안을 상정했고 재석의원 278명 가운데 찬성 183표, 반대 94표, 기권 1표로 국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강행 처리를 예고한 바 있다.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후에도 정부·여당의 동의를 받지 않고 표결 처리했다.

수정안은 정부 원안에서 4조1000억원이 깎였다. 총수입은 651조6000억원으로 정부 원안보다 3000억원이 줄었다.

감액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정부의 '비상금' 격인 예비비다. 정부는 내년 예비비를 4조8000억원으로 산정했지만 민주당은 절반을 삭감, 2조4000억원으로 줄였다. 아울러 △반도체·바이오·양자 등 미래 성장동력 연구개발(R&D) 815억원 △돌봄수당 384억원 △청년도약계좌 280억원 등 정부 역점사업 예산도 감액했다. 전공의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은 3678억원에서 2747억원으로 깎았다. 505억원으로 편성된 동해 심해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은 8억원만 남겼다.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등 특수활동비는 전액 삭감됐다.

감액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재정건전성 지표는 개선됐다. 관리재정수지는 당초 정부안 77조7000억원 적자에서 73조9000억원 적자로 3조8000억원이 축소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2.8%로 정부안보다 0.1%p 하락했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범위 안에 있다.

내년도 국가채무는 정부안보다 3700억원 감소한 1273조3000억원으로 조정됐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48.3%에서 48.1%로 수정됐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감액 예산안이 통과된 후 기자들을 만나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감액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정부는 통과된 예산안 기반으로 민생안정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산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감액 예산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본회의 통과 직후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증액이 필요한 부분은 민생예산 추경으로 확충돼야 한다"며 "정부는 내년도 예산 집행이 시작되는 즉시 추경 편성에 착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가업상속 공제를 확대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은 무산됐다. 하지만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가 반영된 소득세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금투세 폐지에 대한 기대로 코스피지수가 전일에 비해 2.43%, 코스닥지수는 5.52%나 급등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김준혁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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