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출자자, 퇴직연금·학교재단·패밀리오피스·민간모펀드 등 확대 필요"
2024.12.11 14:58
수정 : 2024.12.11 14:5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내 사모펀드(PEF) 출자자 유형으로 퇴직연금, 학교재단, 발전기금, 초고액자산가 및 패밀리오피스, 민간모펀드 등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추가 성장동력을 위한 신규 자금원 개척이 필요해서다. 현재 사모펀드의 실질적 투자기구인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출자자 범위를 '전문투자자로서 전문성과 위험감수능력 인정되는 출자자'로 정하고 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국내 PE 20년의 성과 평가와 향후 과제' 세미나에서 "국내 PE는 제도 도입 취지에 부응하는 성장 과정을 나타냈다고 볼 수 있으나 추가적인 도약을 위한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 출자자 유형의 다변화가 대표적"이라며 "결성규모 증가율의 추세적 하락세 가운데 선도-후발 운용사 간 시장분할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출자자는 국가, 한국은행, 금융회사, 예보, 연기금·공제회, 전문투자자 외국인 등, 금융투자잔고 100억원(외감법인 50억원) 이상의 협회 등록 주권상장법인(코넥스 제외), 운용사 임원, 운용인력, 상법상 모회사(1억원 이상 시딩투자), 기관출자자 신기술조합, 모태펀드, 해양진흥공사, 금융권 재단, 500억원 이상 금융투자잔고 비상장법인,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100억원 이상 투자하는 외국법인 등으로 한정된다.
박 위원은 "국내 민간모펀드(공모 모펀드형 BDC 포함)를 위한 여건이 성숙됐고,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 및 퇴직연금 운용규제(사모펀드 투자금지) 완화가 모색되고 있다. 모험자본시장 성장에 따른 국내 초고액자산가·패밀리오피스의 확산 가능성도 있다. 대학기금도 수익률 제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PE의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력은 불충분한 편이다. 삼일PwC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사모펀드의 펀드레이징(자금모집) 규모는 18조7000억원이다. 글로벌 837조원 대비 2.23%에 불과한 수준이다.
박 위원은 "국내 사모펀드의 출자자 구성은 연기금·공제회, 일반법인, 금융회사 등 제한된 유형으로 이뤄져 있다. 자금모집 집중도가 상승하고 있다"며 "해외 주요 PE의 출자자인 사적연금, 모펀드(펀드 오브 펀드), 대학기금, 패밀리오피스, 국부펀드 등의 출자는 국내PE에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2025년부터 사모펀드 시장이 회복 국면에 있을 것으로 전망돼 출자자 유형 다양화가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오선주 삼일PwC경영연구원 이사는 "2022년부터 사모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자본시장을 둘러싼 주요 매크로 변수들의 영향도가 감소하는 중이다. 투자자들의 엑시트(회수) 압력 증가, 자금시장 경색 완화,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 필요성이 누적되고 있다"며 "향후 반도체 소부장, AI(인공지능), 헬스케어, 의료 및 뷰티기기, K-뷰티·푸드·엔터 등에 투자 집중이 예상된다"고 봤다.
한편, 2004년말 도입된 국내 사모펀드는 2023년 말 결성액 136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M&A(인수합병) 시장의 핵심 주체로서 국내 자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0년대 초반 전체 M&A 거래의 10% 미만에서 2020년대 국내 M&A 시장의 30%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PEF 결성규모와 수는 19년 간 연평균 20.6%, 27.1% 성장했다. 운용사도 전업계 운용사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며 연평균 16.8% 증가했다.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사모펀드 도입 후 자본시장에 큰 영향이 있었지만 그동안 면밀한 분석이 없었다"며 "기업 구조조정의 한축으로 자리잡은 M&A(인수합병) 시장은 사모펀드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