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옥죄기’에 11월 가계대출, 8개월래 최저폭↑..."연초까지 둔화 지속"
2024.12.11 12:00
수정 : 2024.12.11 12:00기사원문
■주택 거래 둔화에 은행권 가계대출, 8개월래 최소폭 증가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41조4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났다. 1조7000억원 감소한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최소폭 증가다.
이는 가계대출을 견인하던 주택담보대출이 수도권 주택거래 둔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 등으로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주택담보대출은 10월 3조6000억원 늘었으나 11월 1조5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가계대출과 마찬가지로 3월(5000억원) 이후 최소폭 증가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최근 아파트 거래가 지난 8월 고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둔화된 상태”라며 “정부의 거시건전성 강화 정책과 은행들의 가계부채 관리가 이어지면서 과열된 주택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소폭 증가한 것을 두고 ‘전금융권 가계대출’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11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3조2000억원 증가하며 전월(2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1조9000억원에서 2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박 차장은 “이미 체결된 주택 거래, 신규 아파트 입주에 따른 잔금 대출 등 실수요자들의 자금 수요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은행권과 비은행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으로 보면 5조원 수준으로 둔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가계대출과 밀접한 주택거래가 당분간 둔화되는 만큼 내년 초까지 가계대출 상승세가 억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차장은 “계절적으로 1~2월은 주택 거래 비수기임을 감안해야 한다”며 “연초 상여금 등으로 기타대출도 통상적으로 감소되는 경향이 있어 당분간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월 기업대출, 연중 최소폭 상승...“은행 대출 영업 축소 영향”
은행 기업대출은 2조2000억원 늘어나며 전월(8조1000억원)에 비해 증가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월별 증가폭 기준 연중 최저치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주요 은행들의 대출영업 축소 등으로 증가폭이 전월 5조3000억원에서 11월 2조원으로 증가했다. 대기업대출은 대외 불확실성 등에 따른 자금수요 축소,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등으로 같은 기간 2조90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줄었다.
회사채는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투자수요 증대 및 발행금리 하락 등으로 10월 6000억원 순발행에서 11월 7000억원 순발행으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10월 1조5000억원 순상환에서 11월 6000억원 순상환으로 순상환 기조를 이어갔다.
은행 수신은 지난 11월 18조9000억원 증가했다. 전월(8조4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10조원 넘게 늘었다. 정기예금이 대규모 만기도래에 대응한 주요 은행들의 자금 유치노력 등으로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14조4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도 지자체 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12조5000억원 감소에서 5조9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0월 29조6000억원 증가에서 8조7000억원 증가로 규모가 축소됐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단기금리 하락 여파로 17조5000억원 증가에서 1조9000억원 증가에 그친 결과다. 채권형펀드과 주식형펀드는 각각 2조원, 2000억원 늘었고 기타펀드도 4조5000억원 자금이 유입됐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