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팔고 레버리지 ETF 담는 개미...투매 잦아들까
2024.12.11 16:38
수정 : 2024.12.11 16:3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개인투자자들이 지수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고 있다. 증시에서 4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종목별 변동성 확대로 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ETF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11일 코스피지수는 1.02% 오른 2442.5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2.17% 오른 675.92에 장을 마감했다. 양대 지수 모두 2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이어갔다.
다만 개인투자자는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자금을 뺐다. 오전까지만 해도 강한 순매수세를 보이다 장중 매도 우위로 전환하면서 이날 총 1209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로써 4거래일 연속 코스피시장에서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날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374억원어치를 판 가운데 기관의 강한 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를 1%이상 끌어올렸다.
그나마 개인투자자의 패닉셀(공포 매도) 양상은 수그러들었다. 개인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 직후인 지난 9~10일 코스피시장에서만 총 1조31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증시가 9일 급락 후 10~11일 반등하면서 손실을 회복하거나 저점에 들어갔던 투자자들이 물량을 빠르게 털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대신 ETF를 더 담고 있다. 특히 지수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ETF를 사모으고 있다.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선 1조5133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국내 상장 ETF는 총 986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총 1846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닥150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2위도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레버리지'로 15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3위가 1380억원어치 사들인 'TIGER 미국S&P500'다. 투자자 상당수가 탄핵정국에서 미장 대신 국내 증시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바닥을 잡아가는 중이라고 봤다. 개인들의 투매 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을 하락장의 끝으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경민 부장은 "이번 주말 탄핵안 재표결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남아있지만, 증시가 2200선까지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최근 기관의 통상 연말 프로그램 매수분이 유입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상장기업 이익 추정치 대비 현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4배로, 이는 역사적 저점 수준"이라며 "국내 증시가 2400선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저평가가 극심해 이제는 오를 채비를 할 때"라고 진단했다.
다만, 저점 매수에 대한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분위기에 경도된 대중의 공포가 최근 주식시장의 하락을 가속시켰다"며 "투자자들의 매도강도 약화 확인후 저가매수를 고려해도 늦지않다"고 덧붙였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