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때문에 오셨어요?"…삼엄한 尹 관저 앞

      2024.12.11 14:40   수정 : 2024.12.11 17: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무엇 때문에 오셨어요?"
경찰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들어간 11일 오후 1시2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는 삼엄한 경비와 함께 적막감이 감돌았다. 관저가 있는 한남초등학교 인근 도보에서 경찰은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고 출입 목적을 물었다. 약 3분 거리인 200m를 걸을 동안 본지 기자는 경찰에게 두 번 목적지를 질문받았다.



오후 1시25분께 한남초 인근에서 관저로 향하는 길목으로 걸어가려는 취재기자에게 경찰은 공무원증을 보여주며 "혹시 기자시냐?", "근처 학교 관계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정확한 도착지를 알려주면 지나가게 해주겠다"고도 말했다.
주변에는 경찰 3명이 더 있었다.

그러나 처음에 목적지만 알려주면 보내주겠다던 경찰은 말을 바꿨다. 관저 입구를 지나가는 것이 카페까지 9분 거리로 갈 수 있는 최단 경로인 상황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라고 이야기했다. 경찰이 이야기한 대로 가려면 14분을 걸어가야 했다. 그래서 "지도 앱에서도 이쪽 길로 지나가라고 한다"고 묻자, 경찰은 "상황이 상황이라 그랬다"면서도 지나가라고 말했다.

관저 입구 쪽에서도 보안이 삼엄했다. 경찰관 6명 정도가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오후 1시30분께 관저 입구 쪽을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온 길로 되돌아가려고 할 때쯤 또 다른 경찰은 기자에게 다가와 "무슨 일 때문에 오셨냐?", "정확한 목적지를 알려달라"고 캐물었다. 카페 이름을 대고 위치를 알려주자, 경찰은 "길을 헤매시는 것 같아서 물어봤다"고 답했다. "뭐 때문에 자꾸 경찰들이 목적지를 물어보느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 경찰은 "여기가 보안 업무 규정상 국가 보안시설이 있다. 그래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경찰을 지나쳐 100m 근처에 있는 한남초교앞보도육교로 향할 때까지 경찰이 최소 2명은 더 보였다.

이날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오전부터 대통령실,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국회경비대 등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경찰이 비상계엄 이후 국회를 통제한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한 증거물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사안의 중대성이나 경찰과 검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경쟁·속도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이들 중 한 곳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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