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 환자, 일상 복귀하려면 수술 후 재활해야"
2024.12.12 13:57
수정 : 2024.12.12 13:5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동맥 질환은 다학제적 접근이 중요하다. 의사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간호사, 영양사, 약사가 협력해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양서연 이대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12일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대동맥혈관 재활치료실 개설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대서울병원에 대동맥혈관 재활치료실이 운영을 시작한 건 지난 2일이다.
재활치료실은 양서연·김윤지 재활의학과 교수와 전종민 물리치료사, 이보영 코디네이터 등 4명의 팀워크로 운영된다. 양 교수는 "대동맥 환자들에게는 특히 팀워크가 중요하다"며 "심장혈관흉부외과와 재활의학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치료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재활은 필수
특히 대동맥 질환 환자의 경우 조기 재활이 중요하다. 양 교수는 "수술 후 움직이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조기 재활은 환자의 회복 속도와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며 "얼리 앰블레이션(조기 가동) 이 이뤄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의 대동맥 치료 전용 병동 내 재활치료실이 신설되면서 협력이 수훨해지고 환자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동맥혈관 수술이 심혈관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재활치료는 심폐 기능을 회복시키고 근력과 지구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재활 프로그램은 재활 시기에 따라 △1단계(입원) △2단계(통원) △3단계(일상)로 구분된다.
양 교수는 "100세 시대에 걸맞게 요즘 환자들은 일상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열망이 크고 운동에 대한 거부감도 별로 없다"며 "수술 후에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가능한 운동을 의료진들이 알려주니 환자들도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술을 마치고 재활을 받고 있는 환자들의 경과가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다"며 "병동에 오랜 시간 있다 보면 막연히 걷거나 누워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다른 사람들이 운동하는 걸 보고 많은 환자들이 재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맞춤형 운동 처방
대동맥 수술을 마친 후 6일 만에 재활을 시작한 50대 환자 이모씨의 경우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다른 환자 1명과 함께 2인조로 재활 치료를 받는다. 이모씨는 "운이 좋게 재활치료실이 생긴 후 입원했다"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사이클을 타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움직이는 것 자체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고 이모씨가 재활에 집중할 수 있는 건 물리치료사의 지도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덕분이다. 의료진은 환자들이 운동과 스트레칭을 하는 내내 실시간으로 심박수, 산소 포화도, 혈압 등을 측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진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운동을 처방한다.
김 교수는 "환자들의 상태를 치료실의 모니터로 항상 확인하고 있어서 위급 상황에도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재활 치료 전후로 데이터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처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활 효과 데이터 수집 나서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이 성공률이 높은 대동맥 수술로 명성을 알린 데 이어 재활 시스템까지 갖출 수 있었던 건 송석원 심장혈관외과 교수의 기여가 크다. 해외의 경우 대동맥 질환 사망률이 평균 20%를 넘지만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의 경우 3% 정도다. 이는 신속 수술·시술(익스프레스) 시스템 덕분으로, 국내 최다 수술·시술 건수뿐 아니라, 최고 생존율과 최저 합병증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대대동맥혈관병원은 재활치료실 개설을 계기로 재활 치료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전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양 교수는 "현재 대동맥 질환 관련 논문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며 "장기적으로는 대동맥 질환 환자의 재발률과 합병증 감소 효과를 분석할 것"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일상생활로 복귀하고 삶의 질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재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