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연장하려면 이자 3% 더 내라"… 정부 방침 안먹히는 현장
2024.12.11 18:08
수정 : 2024.12.12 08:35기사원문
11일 업계에 따르면 PF 만기 연장 과정에서 과도한 금리 인상은 물론 금융당국이 폐지키로 한 수수료 등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A시행사는 최근 경기 성남시에서 150여실 규모의 오피스텔을 준공했다. 하지만 잔금 납입이 저조해 적지 않은 물량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캐피탈사 4곳으로 받은 600억원 가량의 PF 대출도 만기가 지나 현재 대주단과 6개월 연장을 협의하고 있다.
최초 PF 대출 조건은 금리 5.5%에 각종 수수료 등을 포함해 올인코스트 9%였다. A사에 따르면 대주단은 만기연장 조건으로 기존 5.5%에 3.0%를 얹은 8.5%를 요구하고 있다. 또 만기 연장 수수료로 1.0%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미분양 물량 소진을 위해서는 할인분양을 해야 될 처지"라며 "그런데도 대주단이 만기연장 조건으로 역마진 손해를 입었다며 금리를 추가로 3% 더 달라고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만기 연장 수수료도 요구하고 있어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푸념했다.
앞서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 등 정부는 지난 11월 '부동산 PF 수수료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수수료는 용역·서비스 대가로 한정되고 32개에 달하는 수수료 항목은 11개로 단순화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패널티수수료와 만기연장수수료 등은 폐지키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폐지키로 한 만기연장 수수료 조차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 만기연장 과정에서 과도한 금리 인상, 각종 수수료 요구 등도 그대로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건전성 제도 개선은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현재는 다소 과도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PF 개발사업은 아예 멈춰섰다. 자기자본 비율 강화 등 새로운 제도 도입이 예고된 상황에서 정지 불확실성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금융시장이 더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라고 하는 데 어느 금융기관이 현재 상황에서 신규 PF를 실행하겠냐"며 "신규 PF 수주심의가 아예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자본 20%를 맞춰야 할 경우 1조 사업이면 2000억원을 시행사가 채워야 한다"며 "이렇게 할 수 있는 업체도 거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치 불확실성마저 커지면서 개발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공급절벽이 상당 기간 지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최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