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과 거시경제의 불안정

      2024.12.11 18:43   수정 : 2024.12.11 19:45기사원문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한 전 세계 유일무이의 국가 대한민국은 20년간 벌써 세번째 탄핵 정국을 맞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2명에 1명꼴로 탄핵소추될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국가의 수장에 대한 탄핵은 당연히 경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이는 주가와 환율 등에 반영되어 상당 기간 거시경제의 불안 요인이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2004년 3월 12일에 가결되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848.8이었는데, 이는 일주일 전인 3월 5일의 905.38 대비 6.7% 하락한 것이었다.
코스피 지수는 헌법재판소가 5월 14일에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기각할 때까지 하락을 거듭하여 5월 17일에는 24.2% 하락한 728.98에 이르렀다.

이듬해인 2005년 1월이 되어서야 코스피 지수는 900대를 회복했다. 이 시기에 환율은 2월 16일의 1160.8원에서 3월 12일에는 1168.6원, 5월 14일에는 1188.4원으로 2.4% 상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2016년 12월 9일에 가결되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024.69였는데, 이는 최순실씨의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나온 10월 24일의 2047.74에서 11월 9일의 1958.38로 하락했다가 일부 회복한 것이다.

이후에도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한 2017년 3월 10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우상향하며 2097.35가 되었다. 이 시기에 환율은 2016년 9월 26일에 1104.2원에서 10월 27일에는 1132.4원, 12월 7일에는 1169.5원, 2017년 1월 5일에는 1206.7원으로 상승했다가 2017년 3월 31일에는 1116.1원으로 다시 안정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뉴스심리지수는 거시경제의 불안정을 살필 수 있는 또 하나의 일별지표이다. 이 지표는 2005년부터 자료가 제공되고 있어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시기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6년 10월 26일에 102.06이었던 뉴스심리지수는 11월 29일에는 85.66,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2월 9일에는 92.64,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인용한 2017년 3월 10일에는 89.07로 낮은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3월 15일이 되어서야 103.10으로 회복된다.

대통령이 갑자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했던 지난 3일에 2500.10이었던 코스피 지수는 일주일 새 3.4%가 빠져서 10일에는 2417.84가 되었다. 환율은 같은 시기에 1402원에서 1433.2원으로 2.2% 상승했다. 뉴스심리지수도 3일의 92.82에서 9일에는 83.19로 크게 하락했다. 그만큼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탄핵정국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안갯속이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될지, 대통령이 하야할지, 아니면 제2의 비상계엄이 선포될지, 불확실성이 거시경제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 삼성전자의 위기,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전쟁 등으로 어려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란이라니! 중소기업이 받기로 한 투자가 보류되고, 자영업자의 매출이 급감하고, 자산가치가 하락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불안하다.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생활인이기도 하기에 하루빨리 불확실성이 제거되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시급히 정국의 안정을 찾고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과 나중에 해도 될 일을 구별하는 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김민성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