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걷어냈지만"...증시 변동성 확대·환율 상방 압력 지속

      2024.12.14 17:01   수정 : 2024.12.14 1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회의 대통령 탄핵 가결로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선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인식돼 주식시장의 경우 단기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내년 초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2.34p(0.50%) 오른 2494.46에 장 마감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증시는 정치 리스크로 등락폭이 커졌다.

지난 3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에 힙입어 2500선을 탈환했던 코스피는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직후 4거래일 동안 2360.58까지 급격히 빠졌다.
이후 저가매수세 유입 등으로 10일을 기점으로 반등세를 이어갔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역시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개인 '패닉셀'로 낙폭을 확대했지만 진정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9일 630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13일에는 693.73까지 회복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정치 불확실성 해소로 반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주도주가 기존 밸류업 프로그램, 유틸리티, 방산 등에서 대외 제조업 경기 개선과 중국 정책 변화에 따른 수혜로 반도체, 철강, 화학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헌재 판결 전까지 정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완화될 가능성은 높다"이라며 "국정 동력 소실과 사회 혼란 및 시위 확산은 소비주와 기존 주도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추가 계엄 가능성 소멸과 정치 리스크 완화 수순은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헌재 판결 이후에는 빠른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치보다 통화정책 변화와 경기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과거 탄핵시기와 달리 현재 국내외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출 경기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탄핵 정국에선 미국 연준 등의 금리 인상이 증시에 부담요인이 됐지만, 국내 수출경기는 개선되면서 지수를 받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004년 대통령 탄핵 기간 코스피는 9.5% 하락했지만, 2017년은 3.6% 상승했다. 2017년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22%로 높았고 일시적 조정은 있었어도 급락은 없었다"며 "정치 불안의 돌파구는 통화 확장 정책과 수출 경기 개선"이라고 말했다.

환율 역시 당분간 불안한 흐름이 우려된다. 과거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이후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대체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통과 당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8원 상승했고,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4원 올랐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 당시 환율은 탄핵소추 발의 이후 약세를 보였으나 이는 국내재료로 인한 원·달러 단독 약세가 아닌 당시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강달러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견제와 한국의 대미 수입 압박 확대 등으로 단기간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의 상승 시점은 달라지겠지만 중국에 대한 견제는 집권 1기때보다 빠른 속도로 추진될 수 있다"며 "이는 원·달러 환율의 동반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이승연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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