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90% 매출↓ 高환율까지...中企 "민생안정 매진하길"
2024.12.15 15:24
수정 : 2024.12.15 15: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2.3 비상계엄 여파가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소상공인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부분의 업체가 매출 감소 충격을 받았고 방문객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중소기업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고환율,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2일 마포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김 씨(51)는 "비상계엄 이후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든 경향이 느껴졌다"며 "저녁 시간대 방문 손님이 줄어들었고 근래 매출이 평균 대비 120만원 가량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오시는 모든 분들의 대화 주제가 계엄령이었다"며 "대부분 당황하거나 놀란 기색이 역력했고 저 또한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홍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 씨(62)는 계엄령 해제 후 "회식하기로 했던 팀이 두 곳 있었는데 그 다음날 바로 취소했다"며 "올해 가게 운영이 어려웠던 가운데 연말 특수라도 기대하고 있었지만 물거품이 됐다"고 답했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전국 일반 소상공인 총 16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총 응답자의 88.4%가 매출 감소를 경험했다. '50% 이상' 준 곳이 36%로 가장 많았다. 매출 감소를 경험한 사업체의 44.5%는 총매출이 '100만원~300만원'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어 29.1%는 '300만원~500만원', 14.9%는 '500만원~1000만원' 줄었다. 특히 '1000만원 이상'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는 응답도 11.6%에 달했다. 같은 기간 총 응답자의 89.2%는 방문 고객도 감소했다.
비상계엄 여파는 중소기업에도 불어 닥쳤다. 치솟은 환율로 인해 수입과 수출에 비상이 걸린 탓이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 투표 부결 전후 1420~1430원 내외로 요동치던 환율은 9일 1438원까지 올랐다. 2차 투표가 가결된 후에도 환율은 1436원 선에 머무르면서 1400원대가 '뉴노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 경우 원부자재를 수입해 오는 중소기업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손이 발생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수출기업은 통상 환차익으로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사업주들은 계엄령으로 대외신인도가 타격을 받았을까 우려하고 있다.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수입해 사료를 판매하는 한 기업은 "환율이 1300원대에서 1400원대로 올라서 환차손으로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며 "호주업체 측에서 되려 한국 소식을 듣고 환율이 오르는데 계속 수입할 수 있냐고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선철주물을 주조해 수출하는 기업은 "수출업자들은 환율이 오르면 매출이 증가한다고 알고 있는데 단편적으로는 그렇다"며 "해외 바이어 측에서 한국의 지속적인 고환율에 단가를 인하해 달라는 압력이 올해 이미 많았어서 중장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수입·수출업자 모두 지금의 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입장문을 내고 "국정 혼란이 최소화되고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대한다"며 "여야 정치권이 민생위기 극복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치하고, 정부는 경제부처 장관들이 중심을 잡고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현 위기 극복을 위한 여·야·정·경 비상경제점검회의 운영을 제안한다"며 "중소기업계도 기업 운영과 생산활동을 충실히 수행해 민생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