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시달리는 은행·항공주

      2024.12.15 18:10   수정 : 2024.12.15 18:10기사원문
원화 가치 하락으로 먹구름이 끼던 은행, 항공주가 탄핵가결이후 반등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10개 은행주로 구성된 KRX 은행지수는 이달 들어 4.5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57%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주는 환율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업종 중 하나다. 비상계엄 파장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로 치솟아 주가 타격은 불가피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의 평가액이 외화자산보다 늘어나 환차손이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은행주는 지난 3일 대비 12~16%대 하락률을 보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행보는 환율과 금리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는 2% 중후반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원·달러 환율이 1440원 목전까지 상승한 것이 컸다"며 "비 미국 국가들, 예컨대 위안화나 엔화 가치는 이달 상승하기 시작했지만 거의 유일하게 같은 기간 원화 가치만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환율 급등에 항공주 주가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5.3%), 진에어(-9.08%), 제주항공(-9.1%) 등이 이달 들어 나란히 약세다. 항공사는 항공기 임차비용, 항공유 구매 등에 필요한 경비를 대부분 달러로 지급한다. 이 때문에 환율이 오를수록 원화로 환산한 비용도 늘어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을 제외한 항공사들은 대부분 리스 형식으로 조달한 항공기가 대부분"이라며 "항공사는 환율 변동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파생상품 등으로 리스크를 헷지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화 부채가 많기 때문에 항공사 실적에는 단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가결 여파에 따른 원·달러 환율 흐름이 이들 종목 주가의 방향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다만 국내 정치 충격 외에도 트럼프 2기 리스크 등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가세하고 있어 당분간 1400원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 직무 정지가 불가피해졌지만, 국민 여론에 부응하는 과정이 진행된다면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분은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미국 예외주의 지속, 트럼프 2기 무역분쟁 등이 달러 강세를 유도할 가능성이 커서 내년 상반기까지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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