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3개월 남은 ‘AI교과서’ 미리 써보니… 선생님도 학생도 "금방 적응할 것"
2024.12.15 18:17
수정 : 2024.12.15 18:17기사원문
학생들은 교사가 공지한 인터넷 주소에 동시에 접속했다. 교사가 보는 화면에서는 학생들이 보고 있는 화면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개념을 설명할 때는 학생들이 같은 페이지를 보고 있는지, 연습문제 풀이 시에도 학생들이 제출한 답을 교사가 즉시 확인하며 피드백을 줄 수 있었다.
중학생 때 배운 집합 개념을 함수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몇 학생이 오답을 제출하자 교사는 방금 설명한 내용을 토대로 즉시 보완 설명을 제공했다. 통상 판서를 통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수업 자료도 온라인상에 올려진 수업 자료를 다 같이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수업이 마무리된 뒤에도 각 학생은 AI교과서가 수업 시간을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연습·심화 문제를 제공받을 수 있다. 수업을 맡은 전 교사는 AI가 학생별로 개인화된 맞춤 문제를 제공하는 것을 가장 큰 변환점으로 꼽았다. 전 교사는 "학생 개개인 맞춤형 문제를 직접 내려면 하루 종일을 투자해도 모자라는데 AI기능을 이용해 문제를 내고 남는 시간은 학생들에게 포커스를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에 참여한 성문고 2학년 백모군은 "학교에서 나눠주는 태블릿 등 전자기기가 이미 교실에서 활용도가 높다"며 "오늘 AI교과서를 처음 써봤지만 적응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옆자리 친구 박모군도 "수업 중간에 방금 스스로 한 문제풀이에 대해 바로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 영어 수업은 서울 경일초 김현아 교사가 맡아 진행했다. 실제 대화와 참여가 중요시되는 언어수업에서도 AIDT는 제 역할을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색깔 묻고 답하기'와 '사과하고 답하기'를 익히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짝꿍과의 연습 후 AI와의 반복 연습을 통해 올바른 표현과 발음 등을 학습했다. 김 교사는 "학생 간, 학생과 교사 간 상호작용이 가능해졌고 교사가 학생들의 수준을 파악해 수업을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수업과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장에서의 안착 여부는 아직 숙제다. 이날 박람회에서도 현장 무선인터넷망에 문제가 생기며 AIDT 접속이 막히는 등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음성 파일 등을 주고받아야 하는 영어수업에서 많은 용량을 쓰는 등 수업별로 생기는 트래픽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며 "관련 인프라 확충을 대비 중이고, 실제 학교 내 설비 작업에도 큰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AI교과서 업계는 내년 신학기가 AIDT 안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첫 도입인 만큼 지속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박람회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 불편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점이 있다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