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조공시대 될 것…韓 정부-기업 소통·의견 조율해야"

      2024.12.16 17:20   수정 : 2024.12.16 17: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2기는 '조공시대'로 불릴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정책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고, 이를 철회하도록 설득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시기에 미국 우선주의가 과거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관세 인상 등 통상 압박이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미국의 자국 핵심제품 수출 통제를 무기로 한 통상 전략에 대해 정부와 기업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 모아 말했다.

스티븐 본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대행은 1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회관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통상규제: 한국 기업의 위험 관리와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선거 기간 동안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대선 승리로 이를 이행할 권한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본 전 대표대행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USTR 대표 대행, 법무실장 등을 역임하며 통상정책 핵심 참모로 참여하는 등 트럼프 정부 통상 전문가다. 현재 제이미슨 그리어 현 USTR 대표 내정자와 같은 로펌 소속이다.

그는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공격적인 관세 정책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는 관세가 미국 행정부에 수익을 창출해 줄 뿐 아니라 미국 기업과 근로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생각했고, 관세 인상을 지지해왔다"며 “첫 번째 임기 동안엔 중국을 비롯한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한국, 일본,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 등 공격적인 자국 우선 정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본 전 대표대행은 "미국의 무역 및 관세 정책 변화는 경제 개혁이라는 더 큰 틀 안에서 이해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같은 법에 포함된 보조금 정책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협상에서 예측 가능하고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통상전문가 폴 공 미국 싱크탱크 루거센터 선임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에게는 굿(좋은) 뉴스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나라마다 협상팀들이 (미국으로부터) 관세를 내리는 것이 큰 목적이지만, 그대로 (관세 인상을) 한다면 진짜 '조공'을 바쳐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첨단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을 통제하는 ‘수출통제의 무기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따랐다. 공 선임연구원은 "반도체나 방산 등 기술에서 미국이 수출 통제를 무기화 했다"며 "트럼프 2기 때는 중국이 아니어도 다른 동맹국도 협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정부와 협상 시 바이든 정권 때 미국에 큰 투자를 했다는 입장은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협상팀을 보낼 정부와 기업간 조율이 필수이며, 반중(反中)을 하면서 대신 친(親)인도 흐름이 이어진다는 점도 기업 입장에서는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오랜 기간 상호 보완적이며 호혜적인 경제 협력을 통해 상생의 길을 걸어왔으며, 이러한 협력은 국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영향 받지 않고 굳건히 유지될 것”이라며 “그간 기업이 교역투자를 통해 쌓은 협력 기반 및 정부 간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미국 신(新) 행정부의 정책에 최선을 다해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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