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들 돈 많아도 안 써 "울산엔 쓸 곳 없어서"
2024.12.18 16:39
수정 : 2024.12.18 16: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시민들은 높은 소득 수준에도 불구하고 낮은 소비 성향을 보이며 울산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돈을 더 많이 쓰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문정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 과장과 안주현 조사역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조사 보고서를 18일 공개했다.
'울산지역 가계소비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이번 연구는 울산의 소비구조와 소비 유출입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 활성화와 지역경제 선순환 개선을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이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울산의 가계소비 규모는 23조 4000억원으로, 전국 가계소비의 2.1%를 차지했다. 이는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84조 9000억원으로 전국의 3.6%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GRDP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6%로, 전국 평균(49.1%)을 크게 하회하며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또 울산의 1인당 개인소득은 2710만원으로 서울 다음으로 높은데도, 1인당 민간소비(2170만원) 비중은 80.2%로 전국에서 가장 작았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를 분석했을 때 울산지역 소비의 역외유출입 현황이 뚜렷이 드러났다.
소비 유출률(울산 거주자가 다른 지역에서 결제한 금액 비율)은 27.5%로, 전국 평균(26.3%)을 상회하며 17개 시·도 중 4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에 소비 유입률(다른 지역 거주자가 울산에서 결제한 금액 비율)은 14.3%로, 전국 평균(24.1%)을 크게 밑돌며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소비 부문별로 보면 소비 유출은 주로 오프라인 유통업, 의료기관, 요식업 등을 중심으로 부산·서울·경북 등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 유입은 요식업, 오프라인 유통업, 연료 판매 등을 중심으로 경북·부산·경남 등 인접 지역에서 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울산지역의 서비스업 부족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울산 서비스업 비중(27.0%)이 전국 평균(58.7%)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데다가 인근 영남권 도시와 비교해도 격차가 매우 큰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역 내 소비 활성화와 소비문화 향상을 위해서는 서비스업의 양적·질적 성장이 긴요하며, 특히 유통·의료·레저·문화 관련 업종 발전이 집중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업에서 역외소비가 활발한 점으로 볼 때 울산시민의 높은 소득 수준에 맞는 쇼핑 편의 시설 확충이 필요하며, 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에 대비해 의료기관 확충과 관련 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