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아진 지갑 열어라… 편의점 '1000원 미만' 초저가 전쟁
2024.12.18 18:13
수정 : 2024.12.18 18:13기사원문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편의점의 초저가 상품 매출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났다. 특히 1000원 이하 상품의 매출 증가세가 가팔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올해 1~11월까지 1000원 이하 상품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45.3%에 달했다. 이는 2023년(32.2%)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21년은 17.1%, 2022년은 28.8%을 기록하는 등 매년 1000원 이하 제품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1000원 이하 제품 매출 성장률은 29.5%를 기록했다. 2021년 10.4%, 2022년 23.3%, 2023년 21.1%으로 매년 두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1월부터 지난 17일까지 전년 대비 1000원 이하 제품 매출이 20% 증가했다.
올들어 편의점 초저가 상품의 성장세가 더 큰 이유는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크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로서도 객단가가 낮지만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초저가 상품 개발과 출시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오는 25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자체브랜드(PB) 세븐셀렉트를 통해 1000원짜리 옥수수 과자 '착한 콘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CU는 '990원' 시리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월엔 채소 5종(양파, 대파, 절단무, 당근, 새송이)을 990원에 출시해 초저가 제품을 신선식품으로까지 확장했다.
편의점들은 유통 단계를 줄이거나 마케팅 비용을 아끼고, 다량 제조를 통한 제조비 감축을 통해 초저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제조사에 발주 물량을 높게 책정해 다량의 상품을 만들면 제조비가 절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U 관계자는 "지난 9월 선보인 990원짜리 초코우유·딸기우유(각 300㎖)의 경우 유제품 업체 빙그레와 협업하면서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자체 마진까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GS25 관계자도 "제조사 직납을 통한 유통 단계를 간소화하고 제조사에서 만든 브랜드 상품(NB) 대비 마진율을 줄이고 있다"며 "'초저가' 자체가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기 때문에 오히려 추가 마케팅, 프로모션 등 비용을 크게 절감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내년에도 고물가 속 소비 침체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000원 이하 초저가 제품 전략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알뜰한 소비를 돕기 위해 1000원 미만의 상품 시리즈를 늘릴 예정"이라며 "먹거리부터 생필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초저가 상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