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주총 승리한 '4자연합' 박재현 "10년 내 5조 매출"

      2024.12.19 15:14   수정 : 2024.12.19 15: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요 분수령인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4자연합 측은 형제 측 공격을 방어하며 승리를 거뒀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이날 주총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10년 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형제 측 제외 절대다수 "현 경영진 지지"
이날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에서 열린 임시 주총에서는 형제 측인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대표이사 및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1호 안건이 부결되면서 형제 측 인사인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이사로 선임하는 2호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회는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6명은 4자연합 측(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신 회장·킬링턴유한회사) 인사들이다.
나머지 4명은 형제 측 인사다.

형제 측인 임종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하고, 우군인 박 부사장과 장 대표를 이사로 신규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날 주총 표결 결과 출석 주식 수 1021만9107주(출석률 80.59%) 중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약 41%)을 제외한 의결권 지분 96.34%가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에 반대했다. 이는 형제 측을 제외한 대다수 주주가 현 경영진을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미약품 주총이 4자연합 측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지난 17일 수원지방법원이 한미약품 측이 제기한 임종훈 대표의 의결권 행사 제한 가처분을 기각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한미약품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박 대표 해임안에 대해 "실체적 근거가 없다" 반대 입장을 펴고, 의결권 자문기관들 역시 비슷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소액주주들 역시 영향을 받았다. 결국 이날 주총에서 4자연합 측은 손쉽게 승리했다.

박재현 대표 "10년 내 5조원 매출 달성할 것"
박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기반으로 한 공고한 리더십을 확인해준 주주들에게 감사하며, 겸손한 자세로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10년 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고, 오는 3월 정기 주총에서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영권 분쟁으로 사업 전반에 대한 대내외 우려가 큰 상황에 대해 그는 "우선 한미약품 업무를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주사가 사업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여러 자해적 고소·고발 건을 자진 취하하는 것이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주사가 먼저 자진 취하한다면, 회사도 고소를 취하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 가능성과 예측 가능한 경영 환경, 전문경영인 체제의 확립이 한미약품 도약 핵심 요소"라며 "내년에는 더욱 견고한 경영과 사업 성장을 이루고, 경영과 대주주 역할을 분리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종훈 대표는 주총 결과에 대해 "매우 아쉬운 결과"라며 "해임 요건에 해당하는 여러 사실과 상황이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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