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하루새 "팔자" 돌아서… 반등 노리던 코스피 곤두박질

      2024.12.19 18:05   수정 : 2024.12.19 18:05기사원문
국내 증시가 환리스크 고조에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 속도조절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센 매도 공세가 재개될 수 있어서다. 실제 하루 만에 팔자로 돌아선 19일에는 4000억원 이상 순매도해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렸다.

기존 투자손실에 환손실까지 더해지면 외국인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미 시장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충분히 매파적으로 해석해왔고, 앞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매물을 쏟아내고 있던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2400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29p(-1.86%) 내린 2438.1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12.89p(-1.85%) 내려 684.68로 장 마감했다. 전날 낙폭 과대 인식 속에서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며 상승했던 지수가 하루 만에 꺾였다. 이날 코스피, 코스닥 동반 하락은 간밤 FOMC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금리 0.25%p 인하를 단행했지만 향후 금리 경로가 불확실해진 영향이 컸다. 연준 인사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내년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였고 기자간담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가까워졌다"며 매파적 발언을 내놨다. 그나마 점도표에 트럼프 정책 위험 반영 여부가 위원마다 달라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는 게 아니라 동결이나 심지어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70원 오른 1451.80원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렵겠다는 인식이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자금 이탈과 달러인덱스 상승에 원·달러 환율이 2022년 전고점을 돌파해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코스피 하락은 금리 영향에 위험자산 선호가 축소되고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반등을 시도하던 국내 증시가 이번 'FOMC 쇼크'로 다시 긴 골짜기를 지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비상계엄·탄핵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돼 2400선이 붕괴되는 등 이달 초 급락세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시장이 금리 속도 조절론을 과도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환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지기는 쉽지 않고 이미 외국인은 대거 이탈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서는 이미 내년 미국 금리 인하가 한 번뿐이라고 예상하고 그마저도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반영하고 있다"며 "매매 주체 중 외국인 비중이 높긴 하지만 연기금이나 금융투자 등 기관에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어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는 2450 전후를 유지하다가 채권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한국 주식시장 추세적 유입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지난 7월부터 미국 시장과 코스피 탈동조화(디커플링)가 지속됐고 2025년 하반기 재정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해 하방경직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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