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한번 입으로 한번 '감동의 연속'... 인테리어·음식 모두 '이탈리안 그 자체'

      2024.12.19 18:18   수정 : 2024.12.19 18:18기사원문

우리동네 우리이웃의 사랑방 같은 골목 맛집을 소개합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어느 월요일, 서울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이탈리안 레스토랑 '몽고네'. 테이블 위에는 형형색색의 꽃이 꽃병에 꽂혀 있고,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돼 있었다. 매장 한편에 자리한 대형 흑백 사진은 성수동 어느 갤러리의 작품 사진처럼 보였다.

사실은 모두 김동우 몽고네 대표가 수차례 이탈리아를 오가며 직접 찍은 것들이다.

김동우 대표는 "레스토랑은 단순히 손님이 오는 장소가 아니라, 배고픔이라는 질병을 가진 환자를 셰프가 맛있는 요리와 따뜻한 환대로 치유하는 공간이라 생각한다"며 "코로나19 당시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던 손님들을 위해 꽃 장식을 시작했는데 꽃을 보고 우시는 할머니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에는 사진사를 꿈꿨다. 견습 무급 노동으로 사진 업계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호텔 셰프로 일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했다. 서울 이태원에서 캐나다계 이태리 셰프가 운영하는 '솔티노스'란 곳이었다. 이후 솔티노스 셰프와 함께 서울 압구정에 또 다른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그라노'를 2010년에 열게 된다. 김 대표는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로 한국 사람들이 해외 여행을 자제하게 되고, 해외에서 유학을 마친 셰프들이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열면서 레스토랑 전성기가 시작됐다"며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 '정식당'을 비롯해 다양한 유명 식당들이 이 시기에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라노는 순항했지만 쉬지 않고 달렸던 김 대표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 장시간 선채로 근무하던 김 대표의 무릎이 고장났고, 수술과 재활에 1년 이상이 필요하게 되면서 강제로 독립을 해야했다. 2013년, 창업대출 5000만원을 받아 서울 연희동에 몽고네 1호점을 열었다. 좁은 골목길, 도저히 식당으로 쓸 수 없는 입지, 반지하 건물 등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이었다. 하지만 과거부터 연을 쌓은 단골 손님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몽고네는 이탈리안 맛집으로 알려졌다. 가게의 이름인 '몽고네'는 '몽골리안'을 닮았다는 서양인들의 인종차별적 발언에서 시작됐지만, 이후에는 '칭기즈칸의 후예'라는 의미를 담아 고수하게 됐다.

김 대표는 "당시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는 처음으로 초밥 집의 바 테이블 형태로 인테리어를 했다"며 "한국식 백반집처럼 이탈리아 '오스테리아' 형태로 매장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최근 흑백요리사 우승자인 나폴리 맛피아의 스파게티 바의 원형인 셈이다.

몽고네는 인근 상암동에서 방송 관계자, 여의도 금융맨 등이 찾는 맛집으로 떠올랐다. 처음에는 파스타 메뉴도 '봉골레', '크림소스 파스타', '토마토 파스타' 3개 였지만 손님들과 함께 성장하며 음식의 종류와 맛도 향상됐다.
몽고네 1호점의 성공으로 현재 위치인 압구정에 지금의 몽고네 2호점이 들어섰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몽고네 1호점은 2호점 오픈 후 2년 뒤 정리했다.
김 대표는 "고객은 식당에서 대접해 줘야할 환자이면서 동시에 식당을 성장시키고 가르쳐 주는 스승"이라며 웃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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