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보다 못한 취급" '5살 학대 사망' 태권도장 사건…판사의 분노

      2024.12.20 05:45   수정 : 2024.12.20 05: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5세 아동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태권도장 관장 A씨(30대)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11부(오창섭 부장판사)는 19일 열린 재판에서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과 함께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씨의 범행에 대해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 행위는 그 자체로 고의성이 인정된다"며 "급박한 상황에서도 피고인은 CCTV 삭제를 시도하고, 장비 자체를 은폐하려 한 점에서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권도장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믿고 맡기는 교육 공간이지만, 이번 사건은 부모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씨 측 변호인은 "초기 경찰 조사에서는 과실치사 혐의로 송치됐지만, 검찰 단계에서 아동학대 살해로 변경됐다"며 "학대는 인정하지만,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최후변론에서 유족에게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A씨 호소에 대해 "남의 아이를 죽여 놓고 장난이냐.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외쳤으며, 결국 법정에서 퇴정 조치됐다. 법정에서 혼절한 어머니는 30여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재판장은 A씨를 향해 "피해 아동을 머릿속에서 무가치한 존재로 여긴 것 같다"며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사건 당시 CCTV를 확인했는데, 아이와 놀아주는 모습이 아니라 마치 아이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였다"며 "아이를 던지고 때리는 행동은 마치 강아지보다도 못한 취급을 하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 12일,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5세 아동 B군을 말아서 세워 둔 매트 구멍에 거꾸로 넣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B군은 매트 안에서 "꺼내 달라"고 외쳤지만, A씨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후 B군이 혼수상태로 발견됐으나 A씨는 즉각적인 심폐소생술 대신 폐쇄회로(CC)TV 삭제를 시도하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복원된 CCTV를 통해 A씨가 B군을 포함한 피해 아동들에게 총 140여 차례 학대 행위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조사에서 "B군의 키를 키우기 위한 장난이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살해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 아동학대 살해죄를 적용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3일에 열릴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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