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넴도 화들짝"...F1 아부다비, 직접 가봤다

      2024.12.21 06:00   수정 : 2024.12.21 06:00기사원문
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인기가 많지만 유독 국내에는 인기가 없는 ‘F1’. 선수부터 자동차, 장비, 팀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 세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격주 주말, 지구인들을 웃고 울리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F1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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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연합)=권준호 기자】이번화에서는 제가 직접 보고 겪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F1 서킷을 소개하겠습니다. 제 인생의 첫 F1 경기장이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내용에 들어서기 전, 아부다비 서킷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붙입니다. 아부다비 서킷은 2006년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2007년 5월 공사를 시작, 2009년 10월에 준공됐습니다.

경기장 직접 보고 느낀 3가지
'크다', '많다', '비싸다', '빠르다'
지난 6일(현지시간) 방문한 아부다비 서킷 특징을 크게 4가지로 뽑아봤습니다. 생각보다 경기장이 매우 컸고, 사람이 굉장히 많았으며, 음식은 손이 떨릴 정도로 비쌌고, 차는 더 빨랐습니다.

이날 방문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경기장 크기입니다. 아부다비 서킷은 길이 5.281㎞, 16개 코너, 2개 드래그 리덕션 시스템(DRS)으로 구성돼 있는데, 가서 앉을 수 있는 존(Zone)만 일반, 프리미엄, 등을 합해서 15곳이나 됩니다. 셔틀 버스가 경기장 내 7번이나 서고, 설 때마다 사람이 가득 내리고 또 찬다고 설명하면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장 안에는 식당을 비롯해 공연장, 레이싱 게임기, 공원, 기념품 가게들이 모두 있었습니다. 이날 1만2000보 이상을 걸었는데도 방문하지 못한 곳이 있으니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사람도 정말 많았습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붐볐고, 좋아하는 선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과 아이템으로 무장한 사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왔다는 한 팬은 "선수에게 주기 위해 직접 목소리를 짰다"며 "전달할 생각에 설렌다"고 전했습니다.

한 가지 특징은 가족 단위가 아주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아빠와 아들로 보이는 무리가 상당히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풍경이라 놀라웠습니다. 물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포함, 3대가 모두 방문한 가족도, 연인도 많았습니다.

세계적인 서킷인 만큼, 기념품과 음식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라면과 삼각김밥, 음료수가 약 5만원이라는 말을 듣고, 티는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 정말 놀랐습니다. 하지만 한식부터 양식, 중식까지 메뉴는 다양해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푸드 트럭이 20개 이상은 돼 보였고, 그덕에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각자 기호에 맞춰서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12월이지만 한낮의 날씨는 더운 탓에 생맥주 인기도 많았습니다. 미성년자를 구분하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하면 팔찌를 채워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1인 국내총생산(GDP) 4만달러 국가 답게, 경기장 한편에서는 인기 선물로 꼽히는 대추야자와 물,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는 퍼포먼스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물건을 사 달라고 하는 줄 알고 거절했지만 "그냥 선물이니 가져도 된다"는 말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의 메인 이벤트. 드디어 F1 레이싱차가 연습 경주를 시작합니다. 멀리서부터 들리는 '부아아앙' 소리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F1 레이싱차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도 잠시 멈추고 차를 바라봅니다.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연신 카메라 셔터음을 눌러댑니다. 경기장을 정리하던 직원들도 이 순간 만큼은 차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차는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기사에 첨부한 영상도 몇 번의 시도 만에 겨우 건진 작품입니다. 금요일 연습주행이라 모두가 100% 전력으로 달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요일 퀄리파잉과 일요일 더 레이스(본 게임) 때는 얼마나 빠를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F1이 정말 축제구나'와 'F1 유치하려면, 우리나라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전남에서 했던 F1이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죠.

사람들은 F1 경기장에 단순 '경기'만을 보러 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레이싱뿐 아니라 F1이라는 축제를 온전히 즐기고,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같이 온 사람들끼리 서로 함께 시간을 보내러 오는 것이었습니다. 선수들도 팬들의 중요성을 알고 직접 사인한 모자를 나눠주고 팬들과의 소통도 꽤 긴 시간 했습니다. 에미넴, 마룬5 등 유명 가수들도 경기장을 찾아 공연을 하는 등 말 그대로 성대한 행사를 이어갔죠.

단순히 서킷 하나에 숙소도 넉넉하지 못했던 전남의 F1 도전이 실패로 돌아간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F1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인천시도 이 부분은 잘 참고하면 좋을듯 합니다.

막 내린 2024 시즌...통합 1위 막스 페르스타펀
2024년 시즌은 이번 아부다비 그랑프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1위는 맥라렌 소속 드라이버 랜도 노리스가, 2·3위는 페라리 소속 카를로스 사인츠와 샤를 르클레르가 차지했습니다. 예선은 폴 포지션의 노리스와 같은 맥라랜 소속 오스카 피아스트리가 2위를 차지했지만, 피아스트리는 레드불의 막스 페르스타펀과 부딪히며 크게 뒤로 밀려났습니다.

통합 1위 월드 챔피언은 페르스타펀(437점)이 차지했습니다. 그는 피아스트리와의 충돌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이번 그랑프리에서도 6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죠. 통합 2위는 374점을 받은 노리스, 3위는 르클레르(356점)입니다. 피아스트리도 292점을 받아 4위에 올랐습니다. 맥라랜은 26년 만에 '콘스트럭터스(제조사) 챔피언'을 차지했습니다. 1974년을 시작으로 통산 9번째 챔피언입니다.

포디움(상위 3위)에 많이 오른 선수도 살펴보겠습니다. 1위는 14번 오른 페르스타펀, 2위는 13번 오른 노리스와 르클레르 입니다. 4위는 9회를 기록한 사인츠 선수가 차지했습니다.

순위를 가장 크게 뒤집은 선수도 페르스타펀(17위로 시작해서 1위)입니다. 2위는 19위로 시작해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르클레르 입니다. 2위는 이번 아부다비 경기장에서 나왔습니다. 3위는 메르세데스 소속 조지 러셀이 기록한 20위에서 6위입니다. 레이싱 게임을 해보니 정말 어렵던데, 개인적으로 17위에서 1위까지 오른 페르스타펀 선수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페라리로 가는 루이스 해밀턴...선수 속속 확정
내년에는 몇 가지 새로운 소식들이 있습니다. 올해까지 메르세데스-AMG 소속이던 영국의 루이스 해밀턴이 내년부터는 페라리에서 뜁니다. 킥 자우버팀에서 올해 방출된 발테리 보타스 선수는 메르세데스-AMG 팀으로 복귀해 리저브 드라이버 역할을 수행합니다.

10개 팀들은 모두 선수를 확정했습니다. 내년도 레드불 레이싱에서 뛰는 페르스타펀과 애스턴 마틴에서 뛰는 베테랑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 윌리엄즈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사인츠, 유일한 아시아인 레드불 소속 츠노다 정도가 눈에 띕니다. 중국 출신 킥 자우버 소속 저우관위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에서 방출됐습니다. 내년을 준비하는 선수들과 팀들의 소식이 벌써부터 기다려집니다.

다음화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으면 다시 슈마허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혹시 궁금한 팀, 선수가 있으면 메일이나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적극 참고하겠습니다.
물론 피드백도 언제나 환영입니다.혹시 궁금한 팀, 선수가 있으면 메일이나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적극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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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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