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관 임명·특검법 '난제'…여야정 협의체 가동·실효성 미지수

      2024.12.21 06:01   수정 : 2024.12.21 06:01기사원문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부터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 권 원내대표, 박수민 원내대변인. 2024.12.2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이 여·야·정 협의체 전격 참여를 선언했다. 당내에서 국정 수습을 위해 여당이 대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정부에서도 "대외신인도 유지를 위해 여야 협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다.

거대 야당을 배제한 국정 운영 동력이 없는 현실적 이유가 결정적이다.

여야가 협의체를 띄우는 데는 가까스로 뜻을 모았지만 협의체 활동 반경과 협의 과정에서 충돌은 불가피하다.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정쟁 사안이 산적했다는 점에서 여야정 협의체 출범 및 향후 운영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거야 배제한 국정운영 동력 현실론…정부 찬성에 국힘 반대 입장서 선회

21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당초 부정적이던 여·야·정 협의체(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으로 방침을 선회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전날 "민생과 안보 협의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튿날인 지난 15일 국정 안정 차원에서 초당적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의한 바 있다.

그간 국민의힘은 협의체 참여를 일축하며 국정 주도권이 아직 여당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권 권한대행은 이 대표 제의에 "국정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옳지 않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기류는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급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총에서 협의체 참여 여부를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결정하며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다수 의원들 사이에선 "국정 수습을 위해 여야가 논의는 해야 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국민들께 협치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여당 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여야정 협의체에 전향적 입장을 밝히자 무게추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전날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정부는 "여야가 어찌 됐든 합의해 법안을 처리해 준다면 대외신인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여야정 협의체에 긍정적 입장을 냈다. 대통령 직무정지 상황에서 국회까지 공전을 거듭한다면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절박함의 발로로 풀이된다.

정부로서도 야당이 강행처리한 법안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모양새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여야정 협의체에서 1차적 논의가 이뤄지면 권한 행사에 한계가 있는 과도기 정부가 의사 결정 과정의 책임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된다.

모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야 합의로 넘어온 법안을 처리하는 건 괜찮지만, 야당 단독 처리한 법안은 부담스럽지 않겠나"라며 "정부에서도 여야의 원활한 합의를 원한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헌법재판관 임명…협의체 띄워도 파행 리스크 여전

다만 협의체가 꾸려져도 여야의 주도권 싸움은 불가피하다. 전날 권 권한대행은 협의체 참여를 선언하면서도 "민주당이 제안한 게 아니라 우 의장이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실과 협의체 참여 대상을 두고 논의 중이다. 교섭 단체 정도만 협의체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협의체에선 당장 시급한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장관 임명부터 탄핵 정국에서 멈춘 민생 법안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선 반도체특별법, 고준위법 등을 테이블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추경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공약인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주도로 감액예산안이 통과된 만큼 국민의힘은 추경은 테이블에 올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라 진통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 헌법재판관 임명 등 여야가 충돌할 사안들이 많아 협의체가 언제든지 파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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