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도로 친윤당' 딜레마…일각 '유승민 구원투수론'도
2024.12.22 06:16
수정 : 2024.12.22 06:16기사원문
비대위원장에 5선 권영세·김기현·나경원 물망…안정에 방점, '탄핵반대' 이미지 부담
유승민 "당 바꾸고자 하는 열망 강해"…강성지지층 반발·당내 갈등 변수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이 한동훈 전 대표의 사퇴 이후 일주일째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도로 친윤당'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비대위원장을 원내대표와 따로 선임하는 '투톱' 체제에는 가닥이 잡혔으나, 비대위원장에 누가 적임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당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원내·외 인사를 모두 열어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며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했다.
지난 19∼20일 선수별 모임에서는 '원내 중진'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데 의견이 모이는 듯했으나, 권 권한대행이 개별적으로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내부에서는 비대위에 기대하는 역할에 따라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당 안정'을 강조하는 의원들은 경험 있는 현역 중진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기점으로 표출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원팀'이 돼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후보군으로는 5선의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이 거론된다.
다만, 이들이 갖춘 당 운영 능력과 별개로, 각자 '탄핵 반대'에 앞장섰거나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짙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이들 중 한명이 비대위원장을 맡을 경우 '원조 친윤'인 권 원내대표와 함께 당을 이끄는 모습이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부정적인 여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비대위가 당의 혁신을 이끌기 위해 개혁적인 성향의 원외 인사가 구원투수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이 배출한 대통령 두 명이 연달아 탄핵소추를 당한 상황에서, 당 개혁과 체질 개선을 이뤄냄으로써 조기 대선에 대비하려면 파격적인 인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당에 오래 몸담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여권 일각에서 거론된다. 유 전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이 당의 모습이 완전히 망하는 코스로 가고 있다"며 "저는 정말 바꾸고 싶다. 이 당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엄청 강하다"고 말했다.
윤희숙 전 의원의 이름도 나온다. 권 권한대행은 최근 윤 전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그는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에 대해서도 '리스크'가 있다는 평가가 없지는 않다. 이준석·한동훈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의원들과의 화학적 결합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반발하면서 오히려 갈등을 키우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 권한대행은 주말 중 여러 인사들을 접촉하며 비대위원장 후보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르면 오는 24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장 후보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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