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이 있었구나" KIA가 드러내는 강력한 2연패 야심… 조상우+ 임기영까지 전력 풀충전
2024.12.22 16:01
수정 : 2024.12.22 17: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KIA 타이거즈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디펜딩챔피언 KIA가 잠잠했던 스토브리그 리그 판도를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국가대표 출신 불펜 투수 조상우(30)를 영입한 것이다.
사실 KIA의 조상우 영입설은 시즌 때부터 계속 제기됐다. 특히 KIA의 정해영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이런 소문은 극에 달했다. KIA가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 한때의 해프닝으로 사그라드는 듯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 막판 소문으로만 존재했던 대형 트레이드가 터진 것이다.
KIA 측은 "불펜 보강 필요성에 공감하며 조상우가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KIA가 최소의 출혈로 조상우를 영입했다는 평가다. 기존 선수 출혈이 없고, 설령 FA로 조상우를 놓치더라도 보상선수+보상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명권 또한 10번째여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은 아니다. 지난 21일 FA 투수 임기영과 3년 총액 15억(계약금 3억, 연봉 9억)에 계약했다. 임기영은 올해 KIA의 최강 필승조로 활약했던 자원이다. 불펜 인플레이션을 생각할때 저렴한 가격이다. 많은 관계자들은 조상우를 잡음으로써 임기영은 KIA가 굳이 잡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KIA는 임기영마저 눌러앉히며 마운드 두께를 더욱 두텁게 만들었다.
KIA는 합리적으로 돈을 쓰기로 유명한 구단이다. 현역 에이전트들 사이에서 "돈이 있어도 무작정 쓰지 않는 대표 구단이 KIA"라는 소문은 허언이 아니다. 올해도 전체적으로 계약을 잘했다는 평가다. 장현식에게 엄청난 경쟁이 붙자 그를 포기했다. 대신 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조상우·임기영을 얻었고, 제임스 네일에게는 파격적인 대우로 그를 붙잡았다.
KIA는 2025년 겨울이 가장 두려운 팀이다.내부 FA 때문이다. 내년 시즌이 종료되면 무려 5명의 FA가 KIA에서 쏟아져 나온다. 첫 FA 박찬호·최원준이 그 대상이고 재자격을 얻는 양현종·최형우도 포함이 된다. 여기에 조상우가 포함된 것이다.
조상우의 건강 상태와 활약을 지켜봐야겠지만 정상적인 활약을 보여준다면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는 선수다. 특히 올해는 FA에서 유독 불펜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불펜 투수에게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장현식에게 무보장 52억원이 나온 것 또한 그런 이유였다.
모 에이전트 관계자는 “불펜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뜨거워 놀랐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내부 FA가 많다는 의미는 내후년에는 이 전력을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샐러리캡이 있기 때문이다.
KIA에서 나온 선수들은 그냥 FA가 아니다. 양현종·최형우 조차 전성기를 지났지만, 성적만 보면 A급으로 꼽혀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들이다.
박찬호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3할에 40도루에 최소 100경기 이상 출장이 가능한 체력을 지닌 유격수 자원이라는 점에서 원하는 팀이 많을 수밖에 없다. 특정팀이 박찬호·최원준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벌써 돌고 있다. 경쟁이 붙으면 모든 선수의 몸값을 맞춰주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중요도에 따라서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용병 제임스 네일도 내년이 끝나면 FA다. 좋은 성적을 거둬 KIA에 남더라도 200만 달러 이상의 몸 값을 안겨야 하는데 한 명에게 몰아주기는 부담되는 금액이다. 결국 한동안은 이 정도 전력을 다시 갖추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모두 하나로 귀결된다. '2연패'다. 내년에는 이의리도 돌아온다. 모든 전력이 100%에 가깝게 채워지는 유일한 시즌이 내년이다. KIA의 모든 전력이 응축된 2025 시즌. KIA 타이거즈의 노골적인 2연패 선언에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