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내려? 말아?… 각국 중앙은행들 '트럼프 눈치보기'

      2024.12.22 18:55   수정 : 2024.12.22 21: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미국 제 47대 대통령 당선인 도널드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각국의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정책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이 구체화하기 전까지 금리 변화 대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비롯한 영국·일본·대만을 포함한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도 내년도 금리 인하 전망치는 대폭 줄인 것도 트럼프 2기 정부의 공약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연준 인사들이 관세 및 감세, 이민 제한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과 그 여파를 파악하려 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기준금리를 4.75%로 동결한 뒤 성명을 냈다. BOE는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성장 및 물가상승률 위험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기 미 행정부는 글로벌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식으로 관세 인상을 제안했고 이는 영국 경제에 직간접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역시 같은 날 기준금리 인상을 보류했다. 일본은행은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0.2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미국 등 해외 경제 상황에 대해 "앞으로 계속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차기 미국 정권의 경제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만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2.0%로 3회 연속 동결했다. 양진룽 중앙은행 총재는 트럼프 2기 정부의 경제·무역 정책이 내년 대만 경제 성장에 중요한 변수라고 밝혔다. 또 트럼프의 관세·통화정책이 현실화하면 세계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역시 지난 20일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0월 해당 금리를 0.25%p 인하한 뒤 LPR을 동결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20일 예상을 깨고 동결을 택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기준금리는 21%에 이르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등은 이번 달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 이전에 금리를 내렸는데,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달 11일 0.50%p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티프 맥클렘 중앙은행 총재는 관세에 대해 "새로운 주요 불확실성"이라고 평가했다.

ECB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했으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상 마찰 위험이 수출과 세계 경제를 약화시켜 유로존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무역 갈등이 커지면 유로존 인플레이션 전망도 더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밖에 지난주 노르웨이·태국·헝가리·인도네시아·체코·파라과이 등은 금리를 동결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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