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트럼프와 15분 '식사 회동'… 韓정부·기업 첫 소통 '한미 경제 가교' 역할 기대
2024.12.22 19:15
수정 : 2024.12.22 21:07기사원문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6~21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렀고, 이 기간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만나 식사를 하며 약 15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애틀랜타공항에서 한국편 비행기를 타기 전 국내 한 언론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사실 등을 알렸다. 또 내년 1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 "한국 정부가 사절단을 꾸리면 그 일원으로 참석할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식사 회동은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정 회장의 개인적 친분 덕분에 이뤄졌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 수년 전부터 친분을 이어왔고 이번 마러라고 방문도 그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지는 않지만 트럼프 2기 정부의 인선이나 정책 등에서 막후 실세로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은 또 마러라고 체류 기간 트럼프 주니어의 소개로 많은 현지 인사들과 만나 사업 논의를 했고, 트럼프 당선인 측근이나 대선캠프 관계자들도 만났다는 전언이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한국 정부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보편관세 부과 등도 공약한 상황에서 미국 현지와 접점을 갖고 소통하기 위한 창구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향후 국내 기업은 물론 정부의 대미외교 방향에서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계는 물론 정치권이나 정부 인사 중에서 대선 이후 직접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대화를 나눈 건 정 회장이 유일하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인 측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앞다퉈 애쓰는 상황이라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국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정 회장이 한미 양국 간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물음에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