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극이 된 자선행사...나이지리아서 사흘새 48명 압사

      2024.12.23 08:21   수정 : 2024.12.23 08: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여러 자선행사가 열리면서 선물을 받으려는 인파가 몰려 수십명이 압사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21일(현지시간) 남부 아남브라주 오키자 마을에서 한 자선사업가가 주최한 자선 행사에서 압사 사고로 3명이 사망했다고 22일 알자지라 방송 등이 보도했다.

같은 날 새벽 수도 아부자 시내 성당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행사에서도 무료 식료품을 받으려 인파가 몰리면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10명이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에는 서남부 오유주 바쇼룬 마을의 이슬람고등학교에서 행사가 열린 가운데 선물과 음식을 받으려는 이들이 몰려 35명이 압사했다.

사흘 새 잇따른 사고에 사망자는 48명에 달했다.
희생자 중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 포함됐다. 나눠주는 음식과 옷을 받으려다 변을 당했다고 현지 경찰은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다. 하지만 만성적인 경제 부진에 극빈층 수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작년 5월 취임한 티누부 대통령이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고시 환율과 시장 환율을 통합하는 통화정책을 도입하고 재정난을 이유로 연료 보조금을 철폐하자 물가가 치솟고 화폐가치는 급락했다.


이렇다 보니 식량을 사기도 어려운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에 많은 단체와 종교시설이 무료로 음식 등을 나눠주는 자선 행사를 열고 있지만, 인파가 몰리며 인명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국제앰네스티(AI)는 전날 성명을 내고 "많은 나이지리아 사람에게 집에서 평범한 쌀을 먹는 게 사치로 변하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당국에 이런 자선 행사에서 참극이 벌어진 이유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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