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테슬라·팔란티어 업고 '활짝'... 삼성전자 베팅한 동학개미는 '눈물'
2024.12.25 15:26
수정 : 2024.12.25 16:4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올 한해 미국 주식에 투자한 '서학개미'가 '동학개미'와 '일학개미'를 제치고 연간 수익률 1위에 올라섰다. 테슬라,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등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 종목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에 비해 동학개미는 삼성전자와 이차전지 상품을 대거 담아 큰 손실을 보면서 명암이 크게 갈렸다.
■서학개미, 팔란티어 수익률 369%
2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1월2일~12월20일) 서학개미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는 '테슬라'다. 이어 △VANGUARD SP 500 ETF SPLR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INVESCO QQQ TRUST SRS 1 ETF 순이다. 수익률 상승의 주된 동력은 빅데이터 분석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로 올해 369.13% 급등했다. 이어 '테슬라'가 69.45% 올랐다. 이들 종목은 대표적인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된다.
미국 대표 지수 관련 상품에 투자한 점도 탁월했다. 이 기간 S&P500지수를 추종하는 'VANGUARD SP 500 ETF SPLR'는 27.03% 상승했으며,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INVESCO QQQ TRUST SRS 1 ETF'는 30.72% 올랐다. 이외에도 서학개미는 미국의 대표 배당성장 ETF인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에 투자해 7.18%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렸다.
■ 동학개미, 순매수 상위 5개 모두 손실
반면 올해 동학개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 5개는 모두 손실을 보고 있다. 순매수 1위는 12조2140억원어치를 사들인 '삼성전자'로 올해 32.48% 하락했다. 이어 순매수 2위와 3위인 삼성SDI와 LG화학 역시 각각 47.46%, 48.40% 하락해 평균 수익률을 끌어내렸다.코스피·코스닥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한 것도 손실률을 키웠다. 동학개미의 순매수 4위는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5위는 'KODEX레버리지'이다. 하지만, 두 상품은 올해 각각 44.20%, 26.36% 급락했다.
국내 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고 저점 매수에 나섰지만 트럼프 리스크, 탄핵 등 예상하지 못한 대내외 악재에 손실을 피하기 어려웠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주식전략팀장은 "증시가 하락하자 투자자들은 경험적으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해 레버리지 ETF를 사들였다"며 "다만 증시가 꾸준히 하락하면서 부진한 수익률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일학개미, 산리오 업고 '활짝'
일학개미는 미국 국채 투자 상품을 적극 담아 수익을 냈다. 일학개미의 순매수 1위와 3위는 각각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와 'ISHARES CORE 7-1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로 엔화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두 상품의 올해 주가 하락률은 각각 14.17%, 8.29%다. 순매수 2위와 5위를 기록한 도쿄일렉트론과 'GLOBAL X 25+ YEAR T-BOND ETF (JPY HEDGED)'도 올해 각각 1.66%, 3.80% 하락했다.
전반적으로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부진했다. 다만, 순매수 4위의 산리오가 올해 194.00% 상승하며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내년도 전략으로 향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 쏠림 현상이 심한 만큼 내년에는 역발상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한국과 중국 증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올해 미국 주식 쏠림 현상은 심한 수준이었다"며 "한국, 중국 등 달러 강세에 눌렸던 증시가 내년에는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주목해야 할 업종은 이차전지, 바이오, 인터넷 등 성장주"라며 "중국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중국 소비재인 화장품과 음식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