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여 체취라도 남아 있을까"...유류품 확인 나선 유가족들, 처음 인도받아

      2025.01.02 14:25   수정 : 2025.01.02 15:3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최은솔 기자】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5일째인 2일 희생자 179명의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유류품을 처음 인도받으며 또다시 가슴 아파했다.

유가족들은 이날 수습 당국의 유류품 인도 방침에 따라 낮 12시 30분부터 공항 1층에서 버스에 나눠 타고 가족들의 유류품이 보관된 공항 차고지로 향했다. 대부분 무거운 표정으로 "행여 체취라도 남아 있을까"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길을 나섰다.



당국이 유가족들에 공개를 결정한 유류품은 여권, 지갑, 여행용 가방, 휴대전화 등 200여점으로, 소유자가 확인된 것도 있고, 확인되지 않은 것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유자 확인이 어려운 휴대전화 등 일부 전자기기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거쳐 주인을 찾는다.
일부 유가족들이 희생자가 사고 직전 메시지를 보냈다고 증언함에 따라 포렌식 과정에서 사고 직전 기내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확보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당국은 희생자별로 유류품 분류를 마쳤으며, 유가족이 확인을 마친 후 원하면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달 과정에서 혼선을 막기 위해 유가족 중 우선 직계 가족이 유류품을 인수하도록 하고, 직계 가족이 인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차후 형제·자매 등 방계 가족과 친척, 제3의 인물까지 대상을 넓힐 예정이다.

이날 유류품을 인도받은 유가족의 경우 연두색 네모 상자를 소중하게 들고서 공항 내 임시 거처인 텐트로 향했다.

앞서 경찰과 군, 소방 당국은 참사 첫날부터 사고 현장 주변에서 희생자 시신과 유류품을 수습해왔다.

희생자 179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30일 4명을 시작으로 31일 7명, 새해 들어서도 지난 1일 13명 등 24명을 유가족에게 인도했다. 이중 9명의 장례가 진행 중이다. 광주와 대전지역 거주 희생자 3명은 이날 발인을 마치고 영영 가족의 품을 떠나게 된다.

5일째인 2일에도 60여명의 시신이 추가로 유가족에게 인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가족들은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식장으로 옮길지, 합동 장례를 위해 공항 격납고 내 냉동컨테이너에 마련된 임시 안치소에 계속 안치할지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유가족에게 시신을 인도한 후 DNA 조사 등으로 신원이 확인된 훼손된 시신 부위에 대해서는 따로 모아 합동 장례를 치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사고 여객기는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께 조류 충돌에 이은 착륙용 바퀴인 랜딩 기어 미작동으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가 공항 시설물과 충돌해 폭발하면서 기체 대부분이 불에 탔다.


이 사고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전체 탑승자 181명 중 승객 175명 전원과 조종사·승무원 각 2명 등 179명이 숨지고, 남·여 승무원 1명씩 2명은 기체 손상이 비교적 작았던 꼬리 쪽에서 구조돼 각각 서울 아산병원과 이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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