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응 통상팀 발족, 늦은 만큼 사력 다해야

      2025.01.06 19:30   수정 : 2025.01.06 19:30기사원문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가 범부처 합동 대응을 서두르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매주 경제·외교·산업 부처 수장이 머리를 맞대 긴급한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불확실성 타개에 전력을 쏟겠다는 것이다.

6일 처음 열린 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은 "미국 신정부 출범 전 우리 경제에 파급 효과가 큰 산업별 이슈를 꼼꼼히 점검하겠다"며 "관계부처와 민간이 원팀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후 대대적인 정책 변화가 확실시된 마당에 이제서야 통상 대응 회의체가 꾸려진 것은 늦어도 한참 늦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정치 격변이 발생하는 바람에 제때에 대처하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지금이라도 통상팀은 사력을 다해 트럼프 신정부 책임자들과 교섭해 불안해하는 기업을 돕고 국익을 지켜내야 한다. 기업의 해외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세계 경제는 지금 트럼프발 초대형 폭풍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오는 20일 취임 당일 무더기로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초반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밀어붙일 수 있다.

나아가 바이든 정부의 핵심 입법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 등에 따른 전기차와 반도체 보조금을 손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부분 우리 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어 정부가 대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욱이 대미 무역 흑자국을 상대로 보복 관세를 벼르고 있는 트럼프 2기에 우리가 핵심 타깃이 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278억달러였다. 이로써 대미 수출은 7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기록도 세웠다. 트럼프 신정부가 이를 빌미로 더욱 공세를 높일 수 있다. 미국을 달랠 적절한 카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의 보편관세가 현실화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20% 관세가 부과될 경우 반도체 수출은 8.3%, 자동차 수출은 13.6% 급감하고, 전체 대미 수출도 13.1%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로 버티고 있는 우리 경제에 메가톤급 악재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뿐 아니라 트럼프 측은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까지 거론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설 수 있다. 시나리오별로 총력 대응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급박한 시기에 통상팀이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정치권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 초유의 계엄사태와 탄핵정국 상황이 여과 없이 전 세계에 공유되고 있다. 정치 불확실성을 속히 해소해야 외교도 살고 경제도 산다. 이런 측면에서 최 권한대행 체제까지 흔들려는 야당의 막무가내 언행은 자제돼야 할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6일 신년사를 통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순신 장군의 정신과 행동"이라고 했는데 모두가 공감할 말이다. 정 회장은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어왔고 훌륭하게 그 위기를 극복하면서 더 강해졌다"며 "닥쳐올 도전들에 위축될 필요가 없다"는 말도 했다.
이런 패기만만한 기업들과 정부가 똘똘 뭉치면 트럼프발 통상 파고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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