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고심 길어지는 공수처, 영장 집행 오늘도 움직임 없어
2025.01.09 08:07
수정 : 2025.01.09 08:19기사원문
(과천·서울=뉴스1) 김기성 김종훈 장시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다시 손에 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영장 집행 시점과 방법을 두고 사흘째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체포 전략을 마무리하지 못한 공수처는 9일에도 영장 집행에 나서는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공수처와 경찰 안팎에서는 이르면 오는 10일 영장 집행에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오전 6시쯤 공수처가 입주한 정부과천청사 5동 2~3층은 대부분 창문 불이 꺼진 채 적막한 분위기였다.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이용된 차들도 시동이 꺼진 채 주차장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강추위 속에서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남동 루터교회 앞 보수집회 현장에는 약 200명이 밤새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서울의 기온은 -9.6도 기록했다.
강원도 화천군에서 온 김상헌 씨(59)는 "2박 3일째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어제 대통령이 카메라에 찍혀 결연한 모습을 보여줘 우리에게 큰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오마이TV'는 전날(8일)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낮 12시 50분쯤 카메라에 포착됐다며 관저 일대를 촬영한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는 두 팔과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걷는 남성이 등장한다. 그는 수행원들과 관저 내 비탈길을 오가며 손으로 무언가 지시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이 남성 주변에는 경호원으로 보이는 남성 2명이 가방을 들고 주변을 경계하는 장면도 찍혔다.
대통령경호처는 지난 8일 대통령 관저 주변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대형 버스로 관저 출입구를 막는 등 공수처와 경찰의 영장 재집행을 대비하는 데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
공수처와 경찰이 오는 10일 영장 재집행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경호처의 대비를 어떻게 뚫을지 등 집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7일 오후 공수처가 재청구한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다시 발부했다. 공수처는 수사의 밀행성과 전략 유출 등을 고려해 영장 집행 기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무효인 체포영장에 의해 진행되는 수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위법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공수처가 관할구역인 서울중앙지법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조사 없이 윤 대통령을 재판에 넘긴다면 이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