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젠슨 황 "20년 걸린다"했지만…양자 리더들 "이미 현실에"
2025.01.10 08:51
수정 : 2025.01.10 09:22기사원문
【라스베이거스(미국)=임수빈 기자】 "양자 컴퓨팅은 약 1~2조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 컴퓨팅은 단순히 실험실 과학이나 이론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되고 있는 기술이다."
조지 D. 토마스 퀀텀 월드 콩그레스 전무 이사는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에서 진행된 양자 관련 세션에서 "중국은 약 150억 달러, 미국은 약 4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많은 국가들이 양자 컴퓨팅 흐름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및 국내외 컨설팅 회사들은 올해 CES의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로 양자컴퓨팅을 꼽았다. 이에 글로벌 최대 양자 행사인 '퀀텀 월드 콩그레스'와 협력해 양자 관련 세션을 진행하는 등 양자 컴퓨팅을 새로운 화두로 올렸다.
"2028년까지 쓸만한 양자 컴퓨터 두 대는 나올 것"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 대비 빠른 속도로 연산이 가능해 AI 혁명을 불러올 게임체인저로 불리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7일 ‘CES 2025′ 간담회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 시기에 대해 "15년이라고 본다면 초기 단계고 30년은 늦은 편으로 본다"며 "상용화까지 20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현장에 참석한 양자 분야 리더들은 양자 컴퓨팅 기술은 이미 산업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고, '쓸만한' 양자 컴퓨터의 탄생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모더레이터로 나선 벤처캐피털 기업 플레이그라운드의 재클린 테임 글로벌 운영 파트너는 "오는 2028년까지 최소 두 대의 유틸리티(유용성)급 양자 컴퓨터가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때 유틸리티 급 양자 컴퓨터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로 풀이된다.
패널로 나선 존 니시 마이크로소프트(MS) 성장 및 전략 기획 책임자도 "우리는 양자 컴퓨팅이 수십 년 후가 아닌 몇 년 내에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와 함께 오는 2033년까지 유틸리티 규모의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MS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韓 기업도 적극적으로 양자 컴퓨팅 기술 협력
글로벌 기업들은 양자 컴퓨팅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성과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가렛 아라카와 아이온큐(IONQ)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우리는 데이터센터에서 사용 가능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고, 이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사로 미국 공군 연구소나 아마존웹서비스(AWS), 현대차그룹, 에어버스 등이 있고 사업에 고객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우리는 매년 매출을 두 배로 증가시키고 있고, 이는 양자 컴퓨팅 기술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양자 컴퓨팅 기업 퀀티넘의 내쉬 팔라니스와미 최고상업책임자(CCO)는 "양자 컴퓨팅 기술을 활용하면 암 백신 개발을 한층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여러 회사들과 협력하여 이러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 및 활용에 적극 뛰어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라카와 아이온큐 CMO는 기자와 만나 "현대차그룹과 함께 고성능 컴퓨팅(HPC)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찾고, 이를 양자 컴퓨팅을 통해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과 5년 동안 협력을 해 왔고, 자율주행 배터리와 관련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조만간 공동으로 작성한 논문도 발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조셉 브로즈 IBM 퀀텀 부사장(VP)도 기자와 현장에서 만나 "양자 컴퓨팅은 미래를 바꿀 것"이라며 "초기에는 화학, 재료 과학 분야가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후 금융이나 기타 여러 산업으로 양자 컴퓨터는 확장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 대해 매우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양자 컴퓨팅의 활용, 공급망, 여러 영역에서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이미 많은 한국 기업과 기관들이 양자 컴퓨팅에 깊이 관여하고 있고,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