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장 사퇴 “尹체포 막아달라”..해법으로 ‘계엄특검’ 추진
2025.01.10 17:16
수정 : 2025.01.10 17:1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은 10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최 대행은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경호처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대치하는 가운데 박 처장이 직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박 처장은 이날 경찰의 3번째 소환 통보에 응해 조사에 임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다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데 따른 것인데, 윤 대통령 보호 의지를 견지하며 경찰 조사에 불응해오다 입장을 선회한 것이라 주목을 끌었다.
박 처장은 경찰 조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취재진에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져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조사 진행 중 경호처는 박 처장의 사직서 제출 사실을 밝혔다. 기재부는 곧장 최 대행이 사표를 수리했다고 전했다.
박 처장이 경찰 출두에 맞춰 사표를 던지고 최 대행이 즉각 수리한 건, 물리적 충돌 위험 수위에 다다른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갈등을 가라앉히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박 처장은 윤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영장 집행으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간곡한 메시지를 사의로 대신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이 사의로써 호소한 데 대해 최 대행은 국회에 특검법을 마련해 달라며 공을 넘겼다. 최 대행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경호처와 공수처의 대립을 두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지 않도록 현명한 해법을 고심해왔지만 안타깝게도 현행 법률체계 안에선 쉽사리 출구를 뚫기 어렵다”며 “여야가 합의해 위헌적 요소가 없는 특검법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공수처와 경호처가 극한 대립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같은 날 윤 대통령 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특검법안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진우 의원 주도로 특검법을 성안 중이며 다음 주중 의원총회를 열어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처장 사퇴로 김성훈 경호처 차장이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아 지휘한다. 김 차장도 박 처장과 마찬가지로 특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된 상태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