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경비는 외면한채 잦은 회관이용에 은행聯, 우린 어쩌라고 '볼멘소리'
2000.09.18 05:05
수정 : 2014.11.07 12:53기사원문
‘회의가 두렵다.’
최근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경제부처 수장들과 금융기관장들의 모임이 잦아지면서 은행연합회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은행장 오찬 등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회의실 이용경비 등 그에 따른 경비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들어 경제장관간담회까지 은행회관에서 자주 열리게 되면서 연합회가 더욱 몸살을 앓고 있다. 은행장 모임이야 결국 연합회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은행들의 모임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연합회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정부기관 모임의 경비까지 연합회가 부담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연합회는 그러나 정부 눈총을 의식해 경비를 내라는 말조차 하지 못하는 난감한 입장이다.
지난 8일 열린 유가관련 경제장관간담회 때도 장소가 은행회관으로 결정됐다는 재정경제부의 연락을 받고 이를 보고하러 간 실무자에게 담당 임원이 곧바로 한 말이 “밥 값을 대신 내지말라”는 지시였다. 정부는 이같은 연합회의 속앓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지난 16일에도 당초 청와대에서 갖기로 했던 경제장관간담회를 또다시 은행회관으로 변경,개최했다.
지난 금융파업 당시에도 정부와 금융노조의 협상 장소로 은행회관이 이용되면서 회의실 이용 경비 등이 만만치 않게 들었지만 연합회는 정부나 금융노조 어느 곳으로부터도 회의실 이용 경비를 받지 못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각 은행들이 연합회 예산을 삭감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처지에 최근에는 정부까지 각종 회의를 은행회관에서 개최하면서 경비문제로 인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