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도 ‘지각변동’ 조짐
2002.03.13 07:35
수정 : 2014.11.07 12:17기사원문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대혼전 양상, 한나라당의 내분과 탈당사태, 신당창당 움직임 등 각종 돌발변수들로 인해 대선구도가 일대 격랑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치권의 이같은 기류는 그동안 철옹성으로 인식돼 온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고문간 양자 대결 구도로 진행되어 온 대선구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 경선 구도 변화=지난 9일 시작된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결과 당초 예상했던 ‘이인제-노무현’ 양강구도가 빗나가면서 한화갑·김중권 후보가 선전해 이들 4명의 치열한 혼전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김근태 후보가 12일 후보를 전격사퇴하면서 ‘개혁후보 단일화’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으며 ‘수뢰설’과 관련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유종근 후보의 추가 사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민주당 대선 후보경선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우선 민주당 경선 판세는 김근태 후보의 사퇴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우선 초반 승기를 잡으려던 이인제 대세론에 상당한 타격을 던져주고 있다. 여기에 김근태 고문의 후보사퇴로 유력한 경쟁후보인 노무현 후보를 염두해둔 개혁후보 단일화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어 이후보 진영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이와함께 수뢰의혹을 받고 있는 유종근 후보가 조만간 검찰에 소환될 예정이어서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유후보의 사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대선후보 경선은 김중권 노무현 정동영 이인제 한화갑 후보 등 5명의 대결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한나라당은 최근 박근혜 의원 탈당으로 촉발된 내분 사태가 ▲김덕룡 의원의 연쇄 탈당 움직임과 ▲홍사덕 의원의 서울시장 경선 포기 ▲이회창 총재 2선퇴진 요구 ▲최병렬 부총재 등의 측근정치 청산론으로 발전하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분위기다.
이같은 당내 분열현상을 이회창 총재가 극복해 내지 못할 경우 결국 이회창 대세론의 근간을 뒤흔들고 야권 분열을 촉진시킬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급기야 당내 소장파 원내외위원장 모임인 미래연대는 12일 심야회동을 갖고 5월 전당대회때 대선후보와 당권을 분리하고,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 즉각 실시하되 후보는 배제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이같은 입장을 이총재에게 전달키로 했다.
◇제3신당 창당 움직임=박근혜·정몽준 의원의 신당 창당설과 지방선거 이후 김덕룡 의원을 비롯한 여야 개혁성향 의원들의 신당 창당설, 정몽준 의원의 대선독자 출마 가능성 등이 정치권 격동의 요인들로 존재한다.
아직 독자생존 기반이 없는 이들이 대타협과, 흡수통합 등의 형식으로 세력을 묶어낼 경우 대선정국에서 제3세력으로 떠오를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고 하는 김영삼(YS) 전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JP) 총재의 움직임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변수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
/ sm92@fnnews.com 서지훈 이경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