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진 한양대교수, “북한이 우선 화폐개혁해야”
2003.01.24 09:00
수정 : 2014.11.07 19:32기사원문
남북한 화폐 통합에 앞서 북한은 먼저 토지개혁을 통해 주민들이 실물자산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토대로 화폐금융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화폐통합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먼저 남북한 사이의 적정 환율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과제다. 그러나 현재 북한 원화는 태환성이 없다. 대신 이전에 제한적으로나마 북한에서 통용됐던 ‘외화와 바꾼 돈표’는 태환성이 있었다.
‘외화와 바꾼 돈표’는 지난해 7월1일 가격개혁 이후 공식 금지됐다.
화폐통합의 이전 단계로서 동·서독 사이에서 사용됐던 청산계정대월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아울러 장기적인 관점에서 북한의 화폐금융제도 개혁은 먼저 북한에서 토지개혁을 단행, 북한 주민에게 실물자산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토지개혁과 함께 북한 주민과 기업들은 새로 분배될 자신의 땅이나 집을 조선무역은행을 모체로 설립될 신북한중앙은행에 저당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제로 필요한 통화인 ‘외화와 바꾼 돈표’를 대규모로 발행하기 위해서 장기 저리의 부채를 지도록 한다.
신북한중앙은행은 이 토지 및 주택저당권을 담보로 달러나 엔화로 표기된 부동산담보부증권을 발행해 남한이나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외화를 조달할 수 있다.
이같이 조달한 경화를 담보로 신북한중앙은행은 ‘외화와 바꾼 돈표’를 발행, 두 개의 화폐가 북한에서 동시에 사용되도록 한다. 즉, 경화가 연화를 대체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화폐개혁을 통해 만들어진 신통화로 남북한간의 환율체계를 만들 경우 남북 경제협력과 차후의 경제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내외의 정치·경제적인 충격을 완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