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부동산담보대출 가치급락 우려
2003.06.24 09:43
수정 : 2014.11.07 16:32기사원문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산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이 부동산시장의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담보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하지만 생보사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인정 비율이 은행에 비해 높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거품이 꺼질 경우 ‘담보가치 급락’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 대한 교보 등 11개 생보사의 지난 5월말 기준 부동산 담보대출 잔액은 7조689억원으로 지난해 말 6조4079억원보다 6610억원 증가했다.
생보사별로는 대한생명이 지난해 말 1조3194억원에서 올해 5월말에는 1조5911억원으로 2717억원 늘어나면서 증가규모가 가장 컸다. 교보생명과 흥국생명도 1조3167억원, 7029억원에서 1조4491억원, 8298억원으로 각각 1324억원, 1269억원 증가했다.
부동산 담보대출이 가장 많은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2조3197억원에서 올해 5월말에는 2조3906억원으로 709억원 증가해 상위사중에서는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이밖에 SK(464억원), 신한(82억원), 금호생명(64억원) 등도 증가세를 이어갔다.알리안츠, 동부, 동양생명 등은 3억∼7억원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부동산 담보대출에 앞다퉈 나서는 이유는 우선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전체 자산운용의 20∼30%를 차지하는 대출(신용·약관·담보)중에서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5%수준에 머물고 있어 은행과의 경쟁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시장 진입여력이 크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생보사 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담보인정 비율이 높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경우 ‘담보가치 급락’이 불가피하고, 이는 보험사 수지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담보인정 비율(아파트 기준)이 감정가의 60% 수준으로 은행보다 10%가량 높은데다 최근에는 대출시장을 놓고 일부 보험사간 출혈경쟁까지 빚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값이 폭락할 경우 생보사도 큰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